쿠팡은 지난해 3월부터 로켓배송을 실시 쿠팡맨을 통한 친절한 배송이 고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유통가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쿠팡
기존 업계 견제와 정부 규제도 있었지만 아마존은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월마트와 구글도 아마존에 자극을 받아 드론 택배를 추진하며 하늘에서 유통전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發 배송혁신 도미노=쿠팡의 선제 공격에 소셜커머스로 함께 출발한 티몬과 위메프는 각각 '슈퍼배송'과 '지금가요' 배송 서비스로 응수하며 속도전에 가세했다. 오픈마켓의 G마켓과 옥션도 여러 판매자 상품을 묶어 배송하는 '스마트배송'을 들고 나왔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역시 바람을 타고 있다. 대형 할인점들은 온라인몰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의 속도와 강도를 키우면서 배송 서비스 질을 높여 배달전쟁에 합류했다.
이마트는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이마트몰 전용 물류센터를 수도권 일대에 구축하면서 점포직배송과 당일배송 등 배송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주문 시 1시간 내에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퀵배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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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온라인몰 전용 물류센터를 처음으로 가동하는 롯데마트는 신선식품 3시간 내 배송 서비스 도입을 구상 중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쿠팡처럼' 빠르고, 정확하고, 친절한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 배송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쿠팡이 택배 개념을 바꾸고 있다"며 "친절한 택배 기사가 고객에 감동을 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숙기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스스로 변화의 동력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가 유통업계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로켓배송은 신선식품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것"이라며 "신선식품 온라인 서비스는 막 개화한 시장으로 쿠팡이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이마트 등 할인점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쿠팡은 새로운 유통질서를 정립하고 있다"며 "발달한 물류 시스템을 통해 기존 업체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처럼 클라우드, 핀테크 등과 연계한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해 유통업계에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유통학회 전자상거래분과위원장인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은 상품 구색, 택배 물류, 직매입 수급, 재고 관리 등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선제적 투자로 보여줘 변화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기존 유통질서에 대한 다른 차원의 실험을 계속할텐데 실험 자체를 못하게 하는 움직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