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 "칼을 뽑았으니 어디까지 가는지 볼것"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5.12.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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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혁신과 도전]①'근자감' 청년의 창업 DNA, 100년 기업을 꿈꾸다

편집자주 로켓배송과 쿠팡맨, 글로벌 혁신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의 10억 달러 투자 유치. 올해 쿠팡이 뿌린 화제다. 이 화제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넘어 유통시장 전체에 변화의 불씨로 타오르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김범석 쿠팡 대표와의 직격 인터뷰를 시작으로 유통가에 불고 있는 쿠팡발 혁신 바람과 쿠팡이 넘어서야 할 도전 과제 등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김범석 쿠팡 대표 인터뷰김범석 쿠팡 대표 인터뷰


"내가 가진 것은 꿈과 근거 없는 자신감뿐이었다. 그리고 거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의 어록이자 김범석 쿠팡 대표가 학창시절 품에 지니던 글귀다. 김 대표는 이 글귀를 이메일에 사인처럼 넣어 쓰며 손 회장과 같은 세계적인 창업가의 꿈을 키웠다.

김 대표는 훗날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다. 김 대표는 IT(정보기술)를 활용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고객의 삶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밝혔고, 손 회장은 김 대표의 비전에 감동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꿈과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전부였던 김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청년창업가 중 하나다. 그는 30년 전인 일곱 살 때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학창시절을 보냈다. 김 대표의 부모는 아들이 변호사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대학 시절의 창업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두 번 창업했다. 하버드대 정치학부 시절 대학생 시사잡지 '커런트'(current)를 창간했다. 3년 만에 10만 부가 팔렸고 뉴스위크에 매각했다. 투자금을 회수한 수준의 성과였지만 재무, 조직관리, 마케팅 등 경영 업무를 경험했다.



하버드대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로 2년간 일하다 명문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회사 '빈티지미디어'를 세웠다. 4년간 운영한 뒤 애틀란틱미디어에 매각했다. 이때 얻은 자금은 훗날 쿠팡 창업의 시드머니가 됐다.

이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에 진학해 경영이론을 공부하던 김 대표는 세상에 영향을 미쳐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창업 경험의 희열을 잊지 못한다. 이때 소셜커머스의 효시인 그루폰의 등장을 지켜보며 아이디어와 감흥을 얻고, 2010년 한국에서 쿠팡을 창업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스승인 혁신이론의 창시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도 김 대표의 창업 DNA를 알아보고 쿠팡 창업 초기 투자자로 나서며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집념이 강해 무슨 일이든 끝을 보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쿠팡 투자와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칼을 뽑았으니 어디까지 가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시절에도 공부에 몰입할 때는 잠을 자지 않으려고 콜라를 마시며 밤을 새웠다고 한다.


김 대표의 창업 DNA와 집념은 쿠팡의 혁신 여정에 집중돼 있다. 지금 그가 가진 것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과 쿠팡을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꿈이다.

△1978년 서울 출생 △디어필드 아카데미, 하버드대 정치학부 졸업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중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근무 △잡지사 커런트, 빈티지미디어 운영 △쿠팡 창업 △소프트뱅크, 블랙록, 세쿼이아캐피탈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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