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휘젓는 중국 부동산 갑부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2015.11.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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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그룹 협약에 주가 990%↑…"장단기 전망 꼼꼼히 따져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의 부자로 등극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이 국내 증시에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완다그룹과 협약 소식에 주가가 1000원도 안 되던 동전주가 한달만에 1만원대로 치솟는가 하면 삭풍이 불고 있는 IPO(기업공모) 시장에서 완다의 투자를 받은 기업이 주목 받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미국계 기업 뉴프라이드는 27일까지 최근 세달간 주가가 990% 폭등해 1만원대로 올라섰다. 전체 상장기업 중 올 하반기 상승률 1위다. 뉴프라이드의 주가 상승은 중국 최대의 건설업체인 완다그룹의 영향이 컸다. 뉴프라이드의 주가는 2010년 상장 이후 줄곧 미동 없이 1000원 이하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9월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한 이후 주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이후 완다그룹과 손잡고 중국에 한류타운을 설립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주가에 불이 붙었다. 완다그룹과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도 있다. 이랜드 계열사인 이월드는 지난 9월 완다그룹과 투자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br>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물론 중국 기업과 투자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게임업체들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며 ‘중국=주가 상승’이라는 공식이 시장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완다그룹의 행보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최대 부호로 꼽히는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그룹인데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에까지 손을 뻗으며 주식시장을 휘젓고 있기 때문이다. 완다그룹의 한국 기업 투자 및 제휴는 확인된 것만 4개사다.

완다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완다시네마를 통해 CJ그룹의 계열사로 극장 운영업체인 CJ CGV와 4DX 상영관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증권가에 알려지면서 CJ CGV의 주가는 중국 사업 확대 기대감에 지난 23일부터 4일간 10% 넘게 상승했다.완다그룹이 세력을 키우자 증권가에서도 완다그룹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성중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CJ CGV가 완다그룹과의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스크린 수를 2020년까지 1만개로 늘릴 경우 기업가치가 최대 1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CGV가 완다그룹으로부터 특화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며 목표주가를 6% 상향 조정했다.



완다그룹은 공모시장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공모시장의 급격한 냉각되며 올해 가장 뜨거웠던 바이오기업마저 공모를 철회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완다그룹에서 10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받은 시각효과 전문기업 덱스터는 유망주로 주목 받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덱스터는 기술특례로 상장하는데다 바이오기업도 아니라 공모 흥행 여부가 불투명했는데 최근 문화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는 완다그룹이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가장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다그룹 관련됐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에서 투자를 받으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게임업체들처럼 중국에서 투자받았다는 소식에 급등했다가 실적 악화로 급락할 수도 있어 장단기 전망을 꼼꼼히 살핀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왕젠린 회장은 최근 중국 후룬리포트가 발표한 ‘2015년 중국 100대 부호’ 순위에서 자산 2200억위안으로 마윈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의 부자로 꼽혔다. 왕 회장은 10년전에는 부자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중국의 부동산시장 호황과 함께 자산이 급격히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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