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이 25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접견실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왼쪽)씨와 건강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전 전 대통령은 장례식장에 도착한 후 당당한 걸음걸이로 단숨에 빈소에 도달했다. 빈소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군더더기없이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남겼다. 옛 정적과의 불편했던 과거는 마치 없던 일처럼 조문 역시 동네 친구와 만나 환담하듯 유쾌했다.
그는 조문 이후 내빈실 내 귀빈실로 향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안하게 앉았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와 상도동계 정치인인 박관용·김수한 두 명의 국회의장, 김광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전 전 대통령은 대화를 주도하면서 여전히 정정하고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대화 주제는 건강에만 집중됐다.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지만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자신의 건강은) 좀 나을 것"이라며 본인의 건강을 과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 무용담을 말하며 자신의 건강 비결을 설파했다. 그는 "보통은 내가 술 잘하는 줄 아는데 서너잔만 먹고 도망간다"고 말한데 이어 "군대 생활하는데 암기해야 할 일도 많고, 사람 숫자도 알아야 하고, 부하들 이름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담배를 하면 머리가 휑휑 돈다"고 덧붙였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김영삼 대통령 (시절) 화분을 가지고 진갑(62세 생일)을 축하하려고 댁을 찾아 갔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김 전 대통령과의 과거를 끄집어 내려 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말없이 차만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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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은 빈소를 떠날 때까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약 8분 동안 빈소에 머물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은 'YS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YS와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없이 승용차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