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서거]전두환 "건강한게 좋아"…건재 과시

머니투데이 최경민 김태은 기자 2015.11.25 17:44
글자크기

[the300] 김수한 "우리 대통령 장수하실 것" 말에 흡족한 표정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이 25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접견실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왼쪽)씨와 건강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이 25일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한 뒤 접견실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왼쪽)씨와 건강을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 직접 조문을 왔다.

전 전 대통령은 장례식장에 도착한 후 당당한 걸음걸이로 단숨에 빈소에 도달했다. 빈소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군더더기없이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남겼다. 옛 정적과의 불편했던 과거는 마치 없던 일처럼 조문 역시 동네 친구와 만나 환담하듯 유쾌했다.

그는 조문 이후 내빈실 내 귀빈실로 향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편안하게 앉았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와 상도동계 정치인인 박관용·김수한 두 명의 국회의장, 김광석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전 전 대통령은 대화를 주도하면서 여전히 정정하고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은 김현철씨와 자신의 장남 전재국씨의 나이(57세)가 같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내 나이만 많은줄 알았는데 애들도 나이가 많다"며 "고생을 많이 하셨다. 애 많이 썼어요.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현철씨의 팔을 쓰다듬기도 했다.

주요 대화 주제는 건강에만 집중됐다.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지만 담배 안 피고 술 안 먹고 그러니까 (자신의 건강은) 좀 나을 것"이라며 본인의 건강을 과시했다.



또 "100세 시대면 뭐해요. 건강하게 살다가 떠나는 게 본인 위해서 좋고 가족들 위해서도 좋고"라며 "건강하게 살다 밤에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을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그보다 좋은 일 없다"고 말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15.11.25/뉴스1
이같은 말을 듣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우리 대통령(전두환) 굉장히 장수하실 거야"라고 말했고, 전 전 대통령은 김 전 의장의 손을 꼭 잡으며 흡족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과거 무용담을 말하며 자신의 건강 비결을 설파했다. 그는 "보통은 내가 술 잘하는 줄 아는데 서너잔만 먹고 도망간다"고 말한데 이어 "군대 생활하는데 암기해야 할 일도 많고, 사람 숫자도 알아야 하고, 부하들 이름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담배를 하면 머리가 휑휑 돈다"고 덧붙였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김영삼 대통령 (시절) 화분을 가지고 진갑(62세 생일)을 축하하려고 댁을 찾아 갔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김 전 대통령과의 과거를 끄집어 내려 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말없이 차만 마셨다.


전 전 대통령은 빈소를 떠날 때까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약 8분 동안 빈소에 머물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은 'YS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YS와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없이 승용차에 올라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