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분석·범죄예측전문가가 뜬다

머니투데이 테크M 최현숙 기자 2015.11.0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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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선정, 미래사회 안전 분야 20대 과학기술 신직업

뇌 분석·범죄예측전문가가 뜬다


2013년 3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TEDx에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20억 개가 사라지며, 지구인 80억 명 중 절반은 일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직종과 분야도 분명 나올 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0년 후 한국사회의 핵심 이슈로 ‘안전 위험의 증가’를 꼽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10대 미래유망기술’과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개의 직업을 선정했다. 이중에는 애플리케이션 보안과 신속진단기술 전문가 등 안전과 보안에 관련된 다양한 직업이 소개됐다.



“뇌의 신비를 풀자” 전 세계가 주목
영화 ‘아바타’는 인간의 의식을 다른 생명체에 주입해 원격 조정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가 등장한다. 영화 ‘인셉션’은 다른 사람의 기억을 훔치고 조작하는 일을 다루고 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학문이 바로 ‘뇌과학’이다. 미국은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해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유럽 역시 뇌 과학을 21세기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뇌과학은 과학, 의학, 교육, 산업, 문화 등 여러 분야에 응용돼 인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최근 가장 유망한 학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뇌과학은 인구의 노령화와도 관계가 깊다. 2020년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뇌질환 및 신경성 장애와 관련된 연구개발이 미래 과학기술의 핵심주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뇌분석·뇌질환전문가가 주목받고 있다.

KISTEP은 “뇌분석·뇌질환 전문가는 20개의 신직업 중에서도 상위에 자리 잡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뇌신경 분야의 연구개발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뇌과학 외에도 신종질환 위험 분야와 관련 있는 새로운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신종질환 대응전문가, 생명·의공학전문가, 신속진단기술전문가 등이 그 예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의 발생은 그동안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런데 최근 과거에 사라졌던 전염병이 다시 발생하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질병이 등장해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2002년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은 홍콩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됐다. 사스는 폐렴으로 진행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어 지구촌 곳곳에 경보령이 내려졌다.


2003년 등장한 조류 인플루엔자(조류독감)는 인체에 감염될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2013년에는 중국에서 인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감염된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의 수입이나 이동이 금지됐다. 2014년 서아프리카를 강타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기존에도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환자 수가 적어 연구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갑자기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 이제는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가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도 이들 직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의학기술이 발달하고 인류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건강한 삶’을 가능케 하는 신직업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위험 대처 능력 비중 확대”
스마트 사회가 도래하면서 인터넷상의 정보보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터넷 이용률은 2001년 56.6%에서 2014년 83.6%로 증가했고, 하루에 인터넷 사용을 1회 이상 하는 이용자는 무려 89.8%에 달한다. 이렇게 인터넷 환경이 변하고 스마트기기 이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인터넷이나 전산망에 침입해 정보를 해킹하는 기술도 함께 발전함에 따라 정보유출 사고의 위험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는 카드3사에서 총 1억 4000만 건의 정보유출 사건이 있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소의 직원 정보, 프로그램 파일, 제어 프로그램 정보가 유출돼 해커가 원전 내부정보를 비밀로 지속적인 협박과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정보뿐 아니라 디지털로 저장된 기업의 정보 역시 유출의 위험 앞에 고스란히 놓이면서 특히 정보보호컨설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보보호컨설턴트는 웹과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 등 여러 가지 정보통신 방법을 통해 해킹이나 악성코드 유포, 개인정보 침해 시도로부터 정보를 보호하는 일을 한다. 2014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가 금융기관에 반드시 재직해야 하는 금융법이 의무법으로 개정되는 등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일자리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보안 전문가, 컴퓨터침해사고대응 전문가 등도 사이버 위험에 대응하는 직업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KISTEP은 미래사회 안전 분야의 핵심이슈로 ‘강력범죄’도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범죄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그 중에서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 강력범죄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에 대응해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거나 미연에 방지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범죄예측전문가, 디지털증거분석관, 범죄분석관 등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범죄예측전문가는 과거의 범죄 정보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느 지역에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지,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지 등을 분석해 범죄 예측에 활용하는 일을 한다.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새롭게 출현한 직업인 셈이다.

뇌 분석·범죄예측전문가가 뜬다
이 외에도 환경오염과 신종 전염병, 유전자조작 농산물, 각종 식품 관련 사고 등의 위해요소가 증가하면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식품공정안전설계 전문가, HACCP인증 전문가가 향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새로운 직업으로는 원자력시설 해체전문가, 재난안전관리자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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