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에서 일일 아르바이트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파트너 유지영 씨와 함께 '맥주캔 묶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남형도 기자
7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사과 판매대 앞. 청바지에 운동화, 장갑까지 낀 박원순 서울시장이 걸쭉한 목소리로 시민들을 끌어모았다. 박 시장은 사과를 박스에서 꺼내 진열하다 말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에요"라며 홍보에도 열중했다. 이를 바라보던 김병섭 점장은 "오늘 처음 하신 것 같지 않다. 실제 직원이면 좋은 평가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박 시장은 서울시장이 아닌, '파트너 박원순'으로 일일 아르바이트 체험을 했다. 그의 시급은 596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과를 박스에서 옮겨 담고 있다. /사진=남형도 기자
박 시장의 첫 업무는 음료수 진열. 1.5리터짜리 사이다와 주스병을 든 박 시장이 진열대에 분주하게 옮겼다. 낱개로 옮겨야 하는 콜라를 묶음 채 두자 옆에 있던 유씨가 "뜯어서 하셔야 한다"고 귀띔했다. 박 시장은 "일 못하면 혼나는 거 아니냐"며 겸연쩍어 했다.
진열대 앞에 놓인 카트의 과자박스들. 직원 2명이서 정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사진=남형도 기자
일하던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진 박 시장은 "우리 때는 사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주로 했는데, 이런 건 처음이다. 해보니까 땀이 나긴 좀 난다. 매일 한다고 하면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가 재원과 권한의 한계 때문에 일자리를 만들기 쉽진 않지만, 워낙 청년실업이 힘들어서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R&D 분야를 강화하고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MICE 산업 등을 일으켜 일자리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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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이 작업했던 이마트의 진열대 앞을 다시 찾아가보니, 직원 혼자서 카트의 몇 배 높이에 쌓인 상자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좀 전에 박 시장과 직원들이 함께 했던 일이었다.
김 점장은 "지점 전체 인원이 1000명이 넘는데, 이마트 소속 600여명은 정규직이지만 협력회사 400여명은 비정규직이 섞여 있다. 마트 업무는 3일을 기점으로 계속하는 사람과 그만두는 사람이 갈릴 만큼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질도 고민하겠다던 박 시장의 과제가 많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