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컨설팅 의뢰를 받을 때 의뢰인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사업 아이템의 주요 타깃은 누구인지,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려는 지 등이다. 이같은 질문에 대부분 의뢰인들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으니 우리가 준비한 이 서비스를 좋아하지 않겠냐"는 대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보다 성공적인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중국인 관광객에게 제공할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해야 한다. 고객이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왜 이용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그들이 어떤 가치를 제공받고 싶어 하는지, 그 가치가 그들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관광 콘텐츠가 제공하는 가치에 대해 공감하고 만족했을 때 해당 콘텐츠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중국인 관광객의 관광 편의를 위한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온 관광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정립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10년~2013년 이랜드차이나 상하이 본사에서 근무할 때 중국 현지 직원들과 여름 휴가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하이난 등 중국 내 휴양지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들은 발리 같은 휴양지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 지역 여행을 준비 중이었다. 1만 위안(183만원)도 안 되는 월 급여를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경비가 드는데 대한 부담이 없는지 물으니 그들은 "지금 경험해 볼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여행 기회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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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관광객 연령대는 '바링허우(80년 이후 출생)', '주링허우(90년 이후 출생)'라 불리는 20~3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상하이 근무 시절 중국 직원들의 가치관이 예상에서 빗나갔듯 중국 20~30대 관광객의 관점은 기존과 다르다.
우리도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하듯이 중국 관광객 또한 세대별 차이가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들은 인터넷에 익숙하고 40~50대 관광객보다 다양한 해외 경험을 갖고 있다. 즉 한국 관광 콘텐츠를 자신들이 경험했던 해외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 판단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이러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견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중국 고객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묻고 바라 보는 과정의 가치 설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