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주문하신 쌈 채소 방금 따왔습니다

머니투데이 테크M 최현숙 기자 2015.10.0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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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개척하는 스타트업들⑤ 헬로네이처

편집자주 식품에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푸드테크 영역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잇따라 나타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푸드테크의 성공은 아이디어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생산자와 식당, 소비자로 이뤄진 오프라인 영역을 쉼 없이 발로 뛰며 연결하는 노력을 통해 생산과 소비의 주체를 만족시켜야 비로소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푸드테크를 통해 푸드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헬로네이처는 농산물 수확 후 소비자에게 이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직접배송에 나서고 있다.헬로네이처는 농산물 수확 후 소비자에게 이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직접배송에 나서고 있다.


신선한 유기농 제품을 사고 싶지만 가입비를 내야 하거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매주 배송을 기다리는 것도 불편하다.

믿을만한 농수산물을 번거로운 절차 없이 빠르게 받아볼 수는 없을까. 아이를 키우거나 좋은 식재료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떠올렸을 생각을 파고든 스타트업이 있다.

헬로네이처는 2012년에 창업한 ‘친환경 유기농 전문 직거래 쇼핑몰’이다. 유기농을 포함해 전국에서 소문난 농수산물을 연회비나 가입비 없이 만날 수 있다.



박병열 대표는 주문과 동시에 수확하고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을 선보이면서 창업 초기부터 ‘유통 혁신’을 이끄는 대표 주자로 언급돼 왔다. 쌈 채소의 경우 직접 고용한 냉장차량이 경기도 곤지암 물류창고를 나올 때 근처에 계약돼 있는 농가에 들러 주문량만큼 따서 전달하는 식이다.

‘밭에서 방금 채소를 따다줄 만큼 모든 식재료를 빠르고 신선하게 전달하겠다’는 박 대표의 의지는 유통업계의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배송물품의 포장재를 선택하고 이를 배치하는 것에도 공을 들였다. 포도만 하더라도 어느 품종은 작은 움직임에도 송이가 잘 떨어지는 반면, 어느 품종은 이동 중에도 송이가 흩어지지 않는다.

송이가 잘 떨어지는 품종은 일명 뽁뽁이로 묶는 방식을 택하는데, 이럴 경우 유통과정에서 온도가 올라 신선도가 떨어질 것을 감안해 냉매를 옆에 넣거나 냉동식품 곁에 배치하는 식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헬로네이처의 배송을 경험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박 대표는 “상품들이 온도 변화와 충격에 예민해 비용이 들더라도 직접 배송을 하고 상품을 포장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면서 “애써 농산물을 가꾼 생산자의 마음을 온전하게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헬로네이처의 또 다른 차별화 전략은 생산자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헬로네이처에 오른 농산물은 대부분 생산자(판매자)의 실명을 걸고 판매를 한다.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자세하게 담겨 있다. 좋은 식재료를 고르는 방법과 맛있게 먹는 방법, 다른 재료와의 차이점도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판매될 때마다 달린 질문이나 후기 등은 다시 생산자에게 전달된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생산자는 이를 참고해 다음 농사를 짓는다. ‘내가 먹는 농산물이 누가 어떻게 생산한 것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생산자가 알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이 헬로네이처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좋은 상품, 신선한 제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경쟁력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집중하는 것이 ‘전국최고상품’이다. 일반 소비자는 알기 힘들지만 유통업자나 식품관계자들은 잘 아는 최고 상품을 발굴해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부동산을 거래할 때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지만 직접 방문해 동네사람한테 시세나 환경에 대해 물어보잖아요. 농수산물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지역, 어떤 사람의 물건이 좋은지는 생산자들이나 경매사, 유통업자들이 더 잘 압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맛있고 좋은 식재료 정보를 소비자와 연결해주는 것이죠.”

박 대표는 국내 생산량이 0.3%에 불과한 돼지고기 ‘버크셔K’를 예로 들었다. “버크셔K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품종의 흑돼지로, 조직이 치밀하고 기름이 맑으며 누린내가 나지 않아요. 일본에서는 소고기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박화춘 박사가 지리산 흑돈 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삼겹살 맛이 제주도 흑돼지보다 더 끝내줍니다. 전국 생산량이 1%도 안 되는 귀한 돼지고기를 헬로네이처에서 만날 수 있는 거죠.”

현재 헬로네이처와 연결된 농가는 전국 700여 곳, 취급 농수산물은 1000여 가지에 이른다. 가격은 유기농 매장들보다는 저렴하고 일반 대형마트보다는 높은 편이다. 박 대표는 조만간 달걀, 우유 등 가정에 꼭 필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대형마트보다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창업 초기부터 밤낮으로 뛰며 다져온 전국 생산자 네트워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10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 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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