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속도로 졸음사고 많은 이유? 휴게시설 간격 위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5.09.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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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민홍철 의원 자료, 도로공사 사고 방기 지적… 88고속도로선 규정 4배 초과

 부처님 오신날이자 연휴 마지막날인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부근 인천방향으로 차량들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2015.5.25/뉴스1  부처님 오신날이자 연휴 마지막날인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부근 인천방향으로 차량들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2015.5.25/뉴스1


한국도로공사가 노선별 휴게소 및 쉼터 배치간격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5건 중 1건이 졸음운전 사고임을 감안하면 도공이 사고를 방기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9일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고속도로 노선별 휴게시설 설치현황에 따르면 휴게시설의 배치간격에 관한 규정을 지키지 않은 곳은 도공이 관리하는 24개 노선 48개 방향 중 44개 방향에 이른다.



88올림픽 고속도로 고서방향의 경우 총 연장 181.87km 중 휴게소는 3곳으로, 휴게시설 평균간격은 60.6km, 최대간격은 76.0km로 확인됐다. 관련 규정 대비 평균간격은 4배, 최대간격은 3배를 초과한 수치다. 또 반대방향인 옥포방향은 평균간격 36.4km, 최대간격 61.0km로 나타났다.

현행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 및 해설에 따르면 고속도로 휴게시설의 배치간격은 휴게소를 비롯해 주차장, 졸음쉼터 등의 표준간격(평균간격)은 15km, 최대간격은 25km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휴게시설 미비는 졸음운전 사고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 발생건수 상위 10개 고속도로 중 최근 5년간 전체 교통사고 대비 졸음운전 사고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88올림픽 고속도로다. 이 도로는 전체 363건의 발생사고 중 103건의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해 28%를 기록했다.

양방향 휴게시설의 평균간격과 최대간격 모두 기준을 초과한 곳은 평택제천선, 영동선, 동해선(삼척~속초), 남해선, 무안광주선, 서해안선, 익산장수선, 대구포항선, 당진대전선, 통영대전선, 제2중부선, 중부내륙선, 서천공주선, 순천완주선 등이다. 경부선의 경우 서울 부산 양방향 모두 최대간격 기준을 초과했으나 평균간격은 서울방향만 초과했다.

반면 휴게시설 간격 규정을 지킨 곳은 청원 상주선 청주방향, 중부선 통영방향, 중부선 하남방향, 호남선지선 논산방향 등 4곳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원인별 사고현황을 살펴보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한 원인으로 주시태만(3571건), 과속(2992건), 졸음(2752건)이 전체 사고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민홍철 의원은 "도로공사는 휴게시설의 배치간격에 관한 기준을 어김으로써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유발에 한몫을 한 셈"이라며 "졸음쉼터 등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해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노력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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