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큰 '신발가게'…ABC마트 10년간 40배 성장비결은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5.08.2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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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슈즈샵 ABC마트,대기업 누르고 1위…직원 90%가 대졸미만, 현장의 힘

생각보다 큰 '신발가게'…ABC마트  10년간 40배 성장비결은


금요일에는 모든 직원이 휴무인 회사가 있다. 금요일은 쉬지만 대신 주말 중 하루를 매장으로 출근해 직급에 상관없이 점장의 지시에 따라 일한다. 대표이사라고 예외가 아니다. 바로 ABC마트코리아 이야기다.

ABC마트코리아는 2002년 한국 진출 이래 대기업까지 가세한 멀티 슈즈샵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8월 말 창립 13주년을 맞는 ABC마트코리아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21일 ABC마트코리아에 따르면 2003년 103억 원에 그쳤던 매출이 지난해 4079억 원으로 11년 만에 40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목표했던 5100억 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낙관했다.



ABC마트는 '멀티 슈즈샵' 시장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전통의 금강제화가 운영하는 레스모아, 슈마커가 동종 업계 2,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출은 각각 1000억 원 초반대로 ABC마트와의 격차가 크다.

비결 1. 일본에서는 20년차, 2.6조원 매출 기업…멀티숍 모델 전수
ABC마트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인 일본 ABC마트(ABC-MART,INC.) 성공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 ABC마트코리아는 1985년 창립된 일본 ABC마트 본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단독 브랜드 매장 위주의 판매가 일반적이던 한국 시장에 한 곳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신발을 둘러보고 쇼핑할 수 있는 '멀티숍' 모델을 갖고 들어온 것도 ABC마트다.



일본 ABC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2135억 엔(약 2조5957억 원)에 달한다. 일본 내에만 807개 매장이 있다. 세계적으로 ABC마트는 한국이 167개 매장으로 2위, 대만과 미국에 각각 28개, 4개 매장이 있다. ABC마트 본사도 한국 시장의 급속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제공=ABC마트코리아/사진제공=ABC마트코리아
비결 2. 'PB브랜드' 강점...ABC마트가 '키운' 브랜드 다수
타 업체가 따라갈 수 없는 ABC마트코리아만의 장점은 단독 입점 라이선스 브랜드(이하 PB브랜드) 발굴 및 육성이다. ABC마트의 PB브랜드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슬립온' 스타일로 유명한 미국 VF사 브랜드 반스를 발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에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 ABC마트다. 단독 브랜드 호킨스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일본 중저가 여성화 브랜드 누오보도 매년15% 이상 성장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BC마트는 PB 브랜드를 입점 시키고 키워내는 능력이 발군"이라며 "시장을 선점한데다 단독 브랜드 발굴, 마케팅 역량까지 갖춰 점유율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비결3. 허물어진 '사무실'과 '매장'의 벽…현장 경영의 힘
무엇보다 ABC마트 성공 DNA로 꼽히는 것은 현장 중심 경영 철학이다. ABC마트코리아 사무직원들은 금요일에 일제히 쉬고, 주말 중 하루를 매장에서 일한다.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해당 매장 점장 또는 매니저 지시에 따라 스텝으로 일한다. 상품, 고객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회사 내에 '사무실'과 '매장'으로 직원을 구분하는 벽도 없다. 매장 스텝을 비롯해 모든 직원이 100% 정직원이고 5개 본부 중 2개 본부 임원이 매장 출신이다. 채용 시 학력도 보지 않는다. 대졸 미만 학력자가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다.

ABC마트 관계자는 "2002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후 현장 중심 경영과 발 빠른 수요자 요구 파악, 강력한 PB브랜드 도입으로 성장해왔다"며 "2017년 매출액 1조 원 돌파를 목표로 달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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