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코스닥의 반등탄력, 약발 다했나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5.07.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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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본, 중국증시가 동반상승했으나 코스피, 코스닥의 동반약세가 이어졌다. 주가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바로 실적인데 실적시즌을 거치며 투심이 안정되기보다 되레 불안이 심화된 영향이다.

코스피의 대장주 격인 IT업종과 코스닥 상승을 견인했던 제약·바이오업종의 급락은 이같은 투심을 반영하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단기적으로 2000을 하회하더라도 추가적인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피의 지수하락을 초래한 IT업종에 대한 우려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지난해 말 대비 이달 중순까지 40% 이상 오른 코스닥이다. 최근 급락세가 이어지며 코스닥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9일 코스닥은 장 초반 739.66(+1.26%)까지 올랐으나 이내 낙폭을 키우며 2.41% 내린 712.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의 낙폭은 코스피(-0.91%)의 2.7배에 이른다. 이날 코스닥은 시장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5일(743.17) 20일(754.18) 이평선은 물론 수급상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60일 이평선(728.79)까지 밑도는 수준으로 밀렸다. 올해 들어 코스닥이 60일 이평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말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 4월 내츄럴엔도텍 사태로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코스닥의 상승세는 이달 중순까지 꾸준히 이어지며 780선을 돌파하는 데 이르렀다. 이달 들어서도 장중 고점-저점간 격차가 30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충격이 있었음에도 코스닥이 60일선을 밑도는 일은 없었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닥의 가파른 하락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차례의 조정이 있었음에도 코스닥은 그간 60일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반등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며 "60일선에서 밀린 만큼 120일선(688.58)까지 밀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대장주 IT업종이 크게 밀렸지만 자동차, 금융을 비롯해 철강, 건설, 유통 등 다수 업종이 상승마감하며 하방경직성을 키우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코스닥에서는 대장주인 제약업종이 3% 이상 밀렸을 뿐 아니라 다수 업종이 3~6%대 낙폭을 기록했다"며 "전체 29개 업종 중 상승업종은 4개에 그치는 등 시장 전반에 걸쳐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의 조정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우선 시장상승을 견인할 모멘텀이 약한 상태에서는 이미 많이 오른 중소형주나 코스닥에 비해 눌림폭이 컸던 대형주, 코스피의 안정성이 더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또 코스피는 주요업종의 대표주 실적이 이미 공개가 된 상태이지만 코스닥의 실적시즌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요인이다. 지난 5월 초중순 코스닥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던 때에도 코스닥은 코스피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렇다면 코스닥의 상승장세가 일단락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실적시즌을 거치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난 이후에는 코스닥이 다시 반등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성장성에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여되며 상승했던 코스닥이 조정우려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발표가 끝나면 다시 제약/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약세는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전일 한미약품이 시장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제약·바이오 업종의 조정이 연일 진행되고 있지만 이 역시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고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나스닥을 볼 때 바이오지수는 20% 가량 하락한 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며 "국내에서도 당분간 제약·바이오에서의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겠지만 이는 바닥찾기 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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