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보건부 독립' 주장…한의사들 반대하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15.07.06 17:52
글자크기

의사·병원 "전문성 위해 보건부 독립해야" 한의사 "메르스 종식에 역량 집중할때"

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의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의사 단체는 의사들을 중심으로 보건부가 꾸려질 경우 보건의료 관련 정책에서 한의사들이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의료계와 반대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 독립성을 가진 보건부 독립 개편을 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에서 보건과 복지 분야가 공존하는 정부 조직 체계로 신종 감염병 확산의 조기 대응이 미흡했다"며 "보건의료 관련 부처로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적절하게 하지 못하는 등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이 결여되는 제도적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밝혔다.



또 요양기관과 보건의료인에 대한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메르스 특별법' 제정, 메르스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범정부 민관협의체'를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의사들은 반대 입장을 표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의사 출신 장차관을 만들기 위한 속셈을 숨긴 채 보건 전문성 강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보건부와 복지부의 분리를 주장하는 의사협회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초기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과 질병관리본부의 본부장,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 질병예방센터장 등 실무 책임자는 모두 양의사 출신"이라며 "메르스 창궐 원인이 보건부와 같은 전문성 있는 보건당국의 부재라는 주장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메르스라는 국가 재난 사태를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의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보건부와 복지부 독립 등 국가 보건 체계와 국가 방역 체계 개선은 메르스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 다음에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계와 한의계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한의학 영문명칭 △천연물 신약 처방권 등의 의료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