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언론사 '상생모델' 대안 될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5.07.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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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바로 뉴스 보여주면서 언론사엔 트래픽-광고수익 제공… "국내 포털도 상생모델 만들어야"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언론사 '상생모델' 대안 될까


페이스북이 도입한 뉴스 서비스 '인스턴트 아티클'은 언론사와의 상생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해당 서비스가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올 경우 국내 뉴스공급 시장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 줄 전망이다.

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5월 뉴스피드에서 주요 언론사 기사를 바로 보여주는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달 30일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인스턴트 아티클은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주요 경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은 미국에서 시범 적용될 예정이며, 도입 시점은 미정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뉴스피드에서 기사 링크와 본문 일부만 보여주고, 전문은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읽도록 하고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이 도입되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언론사들은 트래픽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온라인광고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은 이런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내놨다. 인스턴트 아티클의 트래픽을 개별 언론사 트래픽에 합산하고, 언론사가 자체 유치한 광고 매출은 전액 가져가도록 했다. 페이스북에서 유치한 광고의 경우도 매출의 70%는 언론사 몫으로 배정한다. 언론사로부터 뉴스 콘텐츠를 제공받는 대신, 수익 측면에선 언론사에 유리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포털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국내 뉴스공급 시장에선 비슷한 모델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1000여개 매체와 뉴스제휴를 맺고 있으나, 이 가운데 뉴스제공료를 받는 매체는 140개에 불과하다. 수익 측면에서 언론사에 불리한 구조다. 하지만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지 않고선 생존이 어려운 생태계가 조성돼 있어, 포털에 진입하려는 매체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은 기자들의 노력의 산물인 뉴스의 가치를 인정해 주겠다는 것"이라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도 언론사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하는 게 책임감 있는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와의 상생 모델 구축으로 어뷰징(동일 뉴스 중복 전송) 등 사이비 언론 문제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스턴트 아티클 역시 플랫폼을 제공하는 페이스북의 언론 장악력 확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에 들어가기 위한 언론사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인스턴트 아티클에 참여한 매체는 뉴욕타임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버즈피드, 애틀랜틱, NBC 등이다. 페이스북은 참여 매체를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모든 매체를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IT전문매체 지디넷코리아의 미디어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스턴트 아티클에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세계 유력 매체들이 선뜻 올라탄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이제 뉴스도 유목민(nomad)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잘 차려진 매장보다는 독자가 있는 곳으로 달려갈 수 있는 기동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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