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메르스 타격' 내수경기 살리기 나섰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오상헌 기자, 김승미 기자 2015.07.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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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 구매 등 "내수활성화에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공감대

주요 기업들이 메르스 여파로 극심한 침체에 빠진 내수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팔을 걷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이 최근 회원사들에게 '내수 살리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4대 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직접 실행에 나서며 앞장서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내수활성화 방안 내놔



2일 삼성그룹은 △전통시장 상품권 300억원 구매 △동남아 관광객 유치 △농산물 직거래장터 개설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 실시 △임직원 국내여행 권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내수 활성화 지원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삼성은 소비진작을 유도하기 위해 3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 삼성계열사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협력회사 및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지급키로 했다. 삼성은 앞서 올해 설 명절에도 2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한 바 있다.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도 나선다. 삼성은 동남아 현지 거래선과 고객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현지 우수 사원에게 국내관광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등 1000명 이상의 관광객을 한국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실행 시기는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는 시점에 맞춰 7월말 이후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은 중국과 동남아 거래선 등에 대한 초청과 우수사원 포상휴가 제공이 현지인들이 한국 방문을 재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민들을 돕기 위한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개설한다. 삼성은 극심한 가뭄 속에 메르스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농어민 지원을 위해 이달 중 삼성전자서초사옥 등 전국 21개 사업장에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농산물과 지역상품을 구입해 농어촌 경제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약 20억원 규모의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삼성 계열사들은 '1사 1촌 자매마을'을 비롯한 전국 200개 마을에서 농수로 정비 등 시설보수, 일손돕기 등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농촌 봉사활동에는 계열사 임직원 1만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임직원의 국내 여행도 권장한다. 기존 7월말~8월초 집중돼 있는 임직원들의 하계 휴가를 앞당겨 실시하도록 하고, '전국 휴양지 사진 콘테스트' 등 국내 여행 권장 캠페인을 진행해 침체된 국내 관광 경기를 살리는데 기여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소상공인 지원'

현대차그룹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할부금을 3개월 간 유예해 준다.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한 신차 구매자 중 현대캐피탈에 할부금을 내는 고객이 대상이다. 이달 말까지 현대캐피탈 고객센터나 영업지점에서 접수하면 된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할인이 적용되는 차량을 사는 고객이 기본할인 금액대신 110%를 쳐주는 전통시장 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전국 서비스센터나 블루핸즈에서 보유 차량의 제조사에 상관없이 '승용 특별 무상 항균 서비스'를 다음 달 17일까지 실시한다.

기아차도 지난 1일 범국가적인 경제활성화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특별 고객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할부금 납입을 3개월간 유예할 수 있는 '할부금 특별 유예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전국 19개 직영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기아차 보유고객을 대상으로 차량에 뛰어난 살균능력을 갖춘 바이러스 클리너를 집중 분사하는 항균 소독 서비스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SK그룹, 8만 임직원 헌혈 참여

SK그룹은 지난달 25일부터 전 직원이 헌혈에 참여하고, 회사는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 숫자만큼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메르스로 인해 수급에 차질을 빚는 혈액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빠진 재래시장과 영세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서다.

약 8만 명에 달하는 SK그룹 임직원은 오는 8일까지 서울과 울산, 이천 등 100명 이상 근무하는 전국 사업장에서 자율적으로 헌혈에 참여한다. 회사는 헌혈하는 임직원 한 사람당 10만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유관기관에 기부해 메르스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에 전달할 방침이다.

◇LG그룹, 계열사 통해 '지원'

이날 LG디스플레이는 중소 협력사의 재정 부담 해소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협력사 자금 긴급 지원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직접 무이자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해주는 '유 드림(You Dream)'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지난달 29일에는 LG계열사인 서브원과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임직원들이 LG광화문빌딩 앞 헌혈버스에서 메르스로 인한 혈액 수급에 도움을 주기 위해 '헌혈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밖에 LG는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휴가지와 관광지 등에서 내수활성화에 나서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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