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 4년만의 고점인 2170선을 돌파한 후 208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최근 2140선까지 올랐다가 다시 2100선 초반대로 밀리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왔다. 일각에서는 전고점 수준까지의 반등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저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전일 약세흐름에 제동을 걸었으나 코스피는 보합권에 머무는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장중에도 코스피는 2123.39(+0.59%)까지 오르는 등 상승을 시도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코스피는 1월 1880선 저점에서 4월 2170선까지 올랐을 때의 구간과 조정이후 등락을 반복하는 5월구간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앞 구간이 글로벌 저금리 기조심화에 힘입은 유동성 팽창으로 코스피가 강하게 상승했던 때라면 5월 이후 구간은 유동성 위축우려에 가격부담까지 더해져서 상승모멘텀을 모색하는 구간이라는 특징이 있다.
조정폭을 모두 만회하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코스피의 현재 수준은 올해 저점 대비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2월하순 이후 잠잠했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점도 상승탄력 둔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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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코스피는 모멘텀 부재로 변동성 장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전일 크리스탈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있고 수일내에 그리스에 대한 포괄적 해법이 마련되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어 채무협상 진행사항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국내증시는 매수추체들의 수급이 엇갈리며 박스권 흐름 전개되고 있어 당분간 지수 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모멘텀 있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하되 상대적으로 수급이 양호한 코스닥 및 중소형주는 실적 모멘텀을 확인하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잇따른 조정에도 불구하고 저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코스피는 지난달 하순 2170선에서 이달 초 2080선까지 90포인트 가량 떨어진 바 있다. 최근에는 2140선에서 2100선까지 밀린 데 그쳤다. 조정은 반복되고 있으나 지수하단이 공고해진 점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의 오 팀장은 "상승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나 하단을 떠받치는 지지선이 훨씬 강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부분"이라며 "내달 중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결정 등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현재와 같은 답답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수출주, 경기민감주의 상승모멘텀이 약하다는 이유로 내수주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선호되고 있으나 내수주 역시 가격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현재의 정체국면을 최근 2개월새 상승폭이 작았던 수출주나 건설, 화학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계기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