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여야는 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실패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리며 서로 비난을 주고 받았다.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와 관련한 협상 내용을 놓고 당청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5월 임시국회가 오는 11일부터 한달간 열리지만 여야 입장차가 첨예해 한동안 여야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공무원연금개혁이 새정치연합의 '몽니' 부리기로 끝내 처리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을 약속했던 문 대표의 발언이 허언이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은 합의 파기로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문 대표는 "청와대 말 한마디에 여야가 함께 했던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졌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라며 "(청와대는) 근거 없는 수치와 연금 괴담을 유포하며 국민을 호도하더니 여야 합의마저 뒤집었다. 청와대에 동조한 새누리당의 야당 무시, 국회 무시, 의회 민주주의 무시로 정치도 실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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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무원연금 개혁 무산과 관련해선 여권의 타격이 더 크다는 게 중론이다. 지도부 책임론에 당청 균열, 계파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여권이 최우선 개혁 과제로 꼽아왔던 공무원연금 개혁이 좌초되면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여야 합의안의 문제점을 강한 어조로 지적하는 등 계파 갈등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당청간 갈등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당청관계의 기본인 '소통' 문제에서조차 잡음을 보여 당과 청와대 모두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와 관련한 협상 상황을 충분히 알렸다고 밝힌 반면, 청와대는 협상 과정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하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날 공식적으로 '선(先) 공무원연금 개혁-후(後) 국민연금 개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앞으로 펼쳐질 '연금 정국'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 개혁 없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그간의 연금 협상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