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뜨고 정동영 지고, 희비 엇갈린 원조 쇄신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5.04.2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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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4.29 재보선 화제인물, 정치복귀 vs 또 패배

 4.29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에 당선이 확정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금호동 후보사무소에서 아내와 함께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15.4.29/뉴스1 4.29 재보궐선거 광주 서구을에 당선이 확정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9일 광주 서구 금호동 후보사무소에서 아내와 함께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15.4.29/뉴스1


 4.29 관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가 24일 서울 관악구 대학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2015.4.24/뉴스1 4.29 관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가 24일 서울 관악구 대학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2015.4.24/뉴스1
"'비선라인'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2000년 12월 집권여당인 새처년민주당에 격랑이 일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권노갑 최고위원을 '비선'으로 겨냥한 정풍 운동때문이다. 바른정치모임 소속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 등의 작품이다.

'천신정'이란 쇄신파는 여당을 시쳇말로 '뒤집어'놓은 정풍운동으로 정치 전면에 급부상했다. 15년 뒤인 2015년 천정배·정동영은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각각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당락이 엇갈리는 운명에 놓였다.



천 당선자는 광주에서 '친정' 격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영택 후보를 여유있게 꺾고 압승을 거뒀다. 법조인인 그는 목포출신 '3대 천재'로 불릴만큼 호남에서 유망 정치인이었다.

지금 새정치연합의 주류와는 묘한 관계다. 2002년 대선후보 경선 초반 현역의원이 한 명도 없던 노무현캠프에 '1호 의원'이 천 당선자다. '원조친노'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참여정부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러나 정권 말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거세게 반대하며 단식투쟁까지 벌였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등을 돌린 셈이다.

수도권을 떠나 호남에서 제2의 정치인생을 모색한 그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광주광산을에 도전하려 했으나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지도부는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출신 권은희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그는 이번 서구을 재보선에선 당이 경선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호남 민심이 새정치연합에서 멀어졌다는 점을 간파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정동영 후보는 천 당선자보다 더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 200년 대선후보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며 '노풍'의 핵심 조연이자 조력자가 됐다.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장관을 지내며 참여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 2007년엔 조연 아닌 주연으로 대선후보가 됐으나 이명박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대선패배 후엔 상승과 하락이 반복됐다. 탈당해 전북 전주에 무소속 출마, 당선된 뒤 복당했고 이번에 재차 탈당해 관악에 무소속 출마했다. 이 지역구를 오래 지킨 이해찬 의원(세종시)과는 대학 친구사이다.

정 후보는 진보 후보로 정치기득권의 판을 뒤집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야권 표분산이란 결과를 남긴 채 또 한 번 패배했다. 이곳 지역구 의석은 새누리당이 가져갔다.

두 사람을 보는 새정치연합의 시선은 엇갈릴 전망이다. 천 당선자는 비록 탈당했지만 간단치 않은 존재감을 확인했다. 호남 정치권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하면 새정치연합이 그를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정동영 후보에겐 "여당에 어부지리만 줬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또 한 번 생존투쟁을 벌여야 할 처지가 됐다.

한편 '천신정'그룹 가운데 신기남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중진 의원이 됐다. 추미애 의원은 문재인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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