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힐링'…"인왕산 품고있는 한옥도서관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5.05.0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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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아래 한옥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 /사진=배규민 인왕산 아래 한옥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 /사진=배규민


‘아는 만큼 누린다.’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한옥. 한옥의 멋과 정취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다. 하지만 손쉽게 만나기는 어렵다. 서울의 중심부인 광화문. 자동차로는 5분 안팎.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10분대에 자연과 한옥, 문학을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이 있다.

인왕산 일대에 있는 ‘청운문학도서관’ ‘윤동주문학관’ ‘석파정’ 등이 그 장소다. 경복궁역에서 버스로 10여분을 가면 부암동 ‘윤동주문학관’에 도착한다.



종로구청에서 용도폐기로 버려진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활용해 만든 ‘윤동주문학관’은 인왕산을 자주 산책했다는 윤동주 시인의 사진자료와 친필원고 영인본이 전시돼 있다.

형무소 분위기가 느껴지는 제3전시실. 이곳에서 보여주는 시인의 일생과 시를 담은 영상물은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기 6개월 전인 1945년 2월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생을 마쳤다.



‘윤동주문학관’에서 위로 5분가량 걸어가면 인왕산이 품고 있는 ‘청운문학도서관’을 볼 수 있다. 인왕산과 어우러진 한옥도서관의 모습이 그림 같다. 지상 1층은 세미나 공간이, 지하 1층에는 문학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과 카페가 각각 위치한다.

한옥도서관이지만 편의성과 효율성은 높였다. 인체공학적인 편의성을 갖춘 의자와 아이들과의 교감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내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인왕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세미나실은 일반인도 이용이 가능하다.

인왕산을 품고 있는 청운공원 아래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 한옥도서관에 쓰인 기와는 전통방식으로 구운 수제 기와다. 낮은 담장 위에 얹은 기와는 철거된 한옥의 기와를 재사용했다. 문 너머로 인공 폭포와 철쭉이 보인다./사진=배규민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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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을 품고 있는 청운공원 아래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 한옥도서관에 쓰인 기와는 전통방식으로 구운 수제 기와다. 낮은 담장 위에 얹은 기와는 철거된 한옥의 기와를 재사용했다. 문 너머로 인공 폭포와 철쭉이 보인다./사진=배규민

‘윤동주문학관’에서 부암동주민센터 방향으로 걸어서 6분 정도 내려가면 ‘서울미술관’ 내에 흥선대원군의 별서(일종의 별장)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 철종 시절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이 지었다.


김흥근이 고종에게 헌납한 후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본래 7채의 건물로 구성됐지만 △안채 △사랑채 △별채와 같은 살림채 △석파정(石坡亭) 등 4개동이 남아 있다.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인 노송(老松)을 지나 걸어가면 왼쪽에 ‘석파정’이 보인다. ‘석파정’은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과 중국(당시 청나라)의 건축양식이 적절히 조합된 게 특징이다. 김흥근이 청나라의 장인을 직접 불러와 지었다는 설이 있지만 관련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계곡물이 흐르는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는 점이 독특하다.

건축사 출신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프레스투어에서 “바닥을 나무로 마감하는 한국의 전통 정자와 달리 화강암으로 바닥을 마감한 점이 건축적으로 매우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석파정에서 내려다보면 종로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수목이 울창해 시·공간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한다. 진정한 휴(休)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다. 도심 가까이 위치해 더 매력 있다.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사용된 '석파정'. 사랑채 서쪽 뜰에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 노송이 있다. /사진=배규민 <br>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사용된 '석파정'. 사랑채 서쪽 뜰에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 노송이 있다. /사진=배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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