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첫 수출한 韓형 '스마트 원자로'는 무엇?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5.03.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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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 체결

정부가 3일 사우디에 20억 달러(약 2조) 규모인 '스마트(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SMART) 원자로' 수출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최초의 중소형 원전수출 사례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사우디 정부와 '스마트 공동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2018년까지 사우디내 스마트 2기 이상 건설을 위한 스마트 예비설계 , 부지안정성 등 예비검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마트원자로 모형/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스마트원자로 모형/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 원자로'는 열출력 330MW(전기 출력 100MW)로 대형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인 중소형 원전이다. '수출전략형 모델'로 개발된 것이다.

원자로를 구성하는 주요 기기들이 대형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원전과 달리,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원자로계통 주요기기들을 원자로 압력용기 안에 모두 설치된 '일체형 원자로'이다.



이는 전력 생산 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와 '지역난방', '공정열공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 관계자는 "해수담수화용으로 건설할 경우, 스마트 원자로 1기로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기 9만KW와 물 4만톤(1일 기준)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원자로는 △원자력 발전 도입을 희망하나 1기당 건설비용이 3조원이 넘는 대형 원전을 짓기에 경제력이 약한 나라 △전력망 규모가 작아 대형원전(1기당 전기출력 1000MW 이상)을 지울 수 없는 나라 △넓은 국토에 인구가 분산돼 있어 대형 원전을 지을 경우 송전망 구축에 과도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에 적합하다.


스마트 원자로는 공장에서 제작한 주요 기기를 부지에서 조립·설치만 하기 때문에 건설공기가 짧다. 원자력연에 따르면 대형 원전 대비 25%이상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스마트 원자로 발전 단가는 kWh당 6~10센트로 기존 화력발전(LNG는 kWh당 최대 14센트, 중유는 최대 21센트)보다 월등한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화력발전소 교체용으로 도입할 경우, 기존 화력발전소용 송전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30년 이상 운전해 노후화된 300MWe 이하 화력발전소는 3만1500기에 달한다.

스마트 원자로는 '안전한 원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스마트 원자로는 대형 배관을 제거한 일체형으로 기존 원전에서 발생 가능한 가장 심각한 사고 중 하나인 주요 기기를 잇는 배관의 파단(재료가 파괴돼 둘 이상 부분으로 떨어져 나가는 일)으로 인한 '대형냉각재상실사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원자로 개발까지는 총 15년(1997년~2012년)이 걸렸으며, 총 예산 3103억원(정부 1488억원, 민간 1615억원)이 투입됐다. 원자력연 측은 "스마트 원자로는 국내 산업계·연구계가 합심해 순수 토종 기술로 개발한 것"이라며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 등 주요 경쟁국들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소형 일체형 원전 표준설계인허가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원전 세계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추진 중인 세계원자력파트너십은 2050년까지 최대 500~1000여기의 중소형 원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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