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외인 vs 기관' 수급 공방의 정체는?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5.03.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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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현물 강세에 베이시스 약세·· 금융투자 연일 '팔자'

외국인이 7일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며 코스피 지수가 올 들어 처음으로 2000을 회복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과 동시에 기관이 '팔자'에 나서며 2000선을 중심으로 수급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57포인트(0.23%) 오른 2001.38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1868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37억원, 1906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245조원으로 사상 최고치(1250조원)에 근접했다.



코스피는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9거래일 상승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10일 만에 1950선에서 2000선까지 껑충 뛰어오른 것. 하지만 기관, 특히 금융투자(증권)가 외국인 순매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투자는 최근 6거래일간 850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에 브레이크를 거는 흐름이다.

기관 투자자 가운데 금융투자는 우정사업본부가 거래세 부활로 차익거래 시장에서 사라진 뒤 차익거래의 주요 주체로 부상했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해 '작지만 안전한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차익거래는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피200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를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베이시스가 플러스(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일 경우 프로그램 차익 매수를, 마이너스(현물이 선물보다 고평가)일 경우 차익 매도를 하게 된다. 최근 나타난 금융투자의 코스피 매도 공세는 프로그램 차익 매도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를 비롯한 대형주 강세가 금융투자의 매도 공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연초대비 7% 오르는 등 대형주가 최근 선방하며 코스피 200 현물을 가파르게 견인했지만 코스피200 선물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베이시스는 연일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금융투자는 '팔자'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의 차익 매도가 당장의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오는 12일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앞둔 상황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기가 일주일 넘게 남았지만 베이시스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매수차익청산이 이어지고 있다"며 "만기에 앞서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는 점에서 만기날 충격은 미미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동시만기일 대량의 프로그램 매도 우려는 낮아졌지만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코스피200 신규 편입, 현대글로비스의 유동비율 변경(30%->50%)과 관련된 이벤트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종목을 담고 싶은 인덱스 펀드 등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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