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5766억원, 영업이익 103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12.8%, 40.6% 오른 것. 하지만 1년 만에 2배 가까운 금액을 지불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엔씨의 최대주주인 넥슨은 "40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투자로 10% 미만의 소액 지분을 확보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엔씨의 자사주는 전체 지분의 8.93%에 달한다. 하지만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넥슨과의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무용지물이다. 넥슨은 지난 12일 최종 주주제안서를 통해 실질주주명부 열람일을 지정해 통보했다. 주주명부 열람은 상법에 근거한 요구이기 때문에 엔씨로선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넥슨이 주주명부를 활용해 우호 지분을 확보할 경우 언제든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표 대결'에 들어갈 수 있다.
더군다나 16일 종가 기준 자사주 규모는 3790억원으로 넷마블게임즈 지분 인수에 투입할 3802억원과 비슷해, 이런 추측을 나오게 한다. 자사주 소각은 넥슨이 주주제안을 통해 요구한 내용이기도 하다. 다만 넥슨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소각해 달라"고 했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결국엔 엔씨가 넷마블게임즈 3대 주주인 텐센트를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게임즈뿐 아니라 텐센트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게 아니냐는 것. 텐센트는 엔씨가 개발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파트너사다.
엔씨의 이번 결정으로 소강 상태로 접어들 것으로 보였던 경영권 분쟁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게임즈 지분 인수는 넥슨과의 협의 없이 이뤄졌다. 넥슨은 "최대주주 입장에서 주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규모의 투자가 회사의 투자 방향에 대한 소통이 부재한 가운데 이뤄졌다"며 "향후 어떤 시너지를 통해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하는지, 진정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투자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엔씨와 넷마블게임즈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번 거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