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회장/사진제공=넥슨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에 참여할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넥슨의 경영 참여 수준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넥슨의 '변심'이 적대적 M&A로 이어질 경우 엔씨소프트 경영진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M&A의 중심에는 당연 김정주 넥슨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는다. 특히 김 회장은 오랫동안 한 기업을 중점적으로 관찰한 후 큰 금액을 베팅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익숙하다. 엔씨소프트 역시 그 '대상'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는 거다.
2005년에는 권준모 대표(현 네시삼십삼분 의장)가 이끌던 인텔리전트(넥슨모바일로 사명 변경 후 흡수합병)를 인수했다. 권 대표는 이후 넥슨 공동대표직과 함께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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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당행한 네오플 인수는 지금까지도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최고의 M&A다. 당시 4000억 원을 투자해 네오플을 인수할 때만 해도 '너무 많은 가격을 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으나 네오플은 지금까지도 넥슨 총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에 인수한 게임하이도 마찬가지. 넥슨이 '서든어택'을 확보하기 위해 베팅한 금액은 12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서든어택은 현재도 국내에서 PC방 점유율 2~3위를 유지하고 있어 넥슨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2010년에는 '군주', '아틀란티카' 개발사인 엔도어즈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했고, 엔도어즈는 모바일게임 '영웅의 군단'으로 넥슨에 톡톡히 보답했다. 이 밖에도 2012년에는 일본 대형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글룹스와 인블루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모바일사업을 강화했다.
수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치며 넥슨은 연 매출 1조6000억 원을 올리는 국제적인 게임사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캐주얼게임을 기반으로 MORPG(다중사용자역할수행게임),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FPS(1인칭 총싸움) 등 다양한 장르에 전문성을 둔 게임사를 흡수함으로써 넥슨의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부터 김 회장은 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해 6월 레고 온라인 장터 '브릭링크'를 인수하더니 12월에는 노르웨이 유아용품업체 스토케를 인수했다. 이후에는 미국에서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에 참여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게임 산업과 관련 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13년 소프트뱅크벤처스 포럼에 나선 김 회장은 "한국에 게임편중 현상이 심하다"며 앞으로는 아이디어 사업에 투자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엔씨소프트 경영권 참여도 기존 김정주 회장의 노선과는 조금 다르다. 특히 인수 대상 기업과 넥슨이 윈-윈 했던 과거와 달리 경영권 참여 선언만으로도 엔씨소프트의 강한 반발을 낳고 있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경영권 참여의 최종 귀결점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으나 '기업결합'을 넘어선 또 하나의 M&A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넥슨은 "이번 공시는 경영 참여로 보유목적 변경공시를 한 것일 뿐"이라며 "엔씨소프트와 대화를 통해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