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문예창작' 만남, 현실 속에 자리잡고 있다

머니투데이 이순원 소설가, 이희주 시인 2015.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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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경제신춘문예 심사평]심사위원 이순원(소설가)·이희주(시인)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심사위원인 소설가 이순원씨(오른쪽)과 시인 이희주씨가 지난달 23일 본사 회의실에서 응모작들을 검토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심사위원인 소설가 이순원씨(오른쪽)과 시인 이희주씨가 지난달 23일 본사 회의실에서 응모작들을 검토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머니투데이가 실시하는 경제신춘문예가 올해로 10년을 맞이했다. 시 부문과 산문부문에 응모작이 많이 늘어나 이제는 '경제'를 소재로 한 문예창작이 현실 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시에서든 산문에서든 경제 소재의 작품을 형상화하는데 부담이 따르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아쉽게도 10회 심사에서 대상은 뽑지 못했다. 그 대신 우수상과 가작을 각각 두 편씩 선정했다.



시 부문에서는 △정미경의 '속도를 벗다' △정율리의 '반달 매표소' △최재영의 '뿌리' △염민숙의 '시라시'가 최종심사에 올라왔다. 정미경 씨와 정율리 씨는 함께 응모한 작품들의 수준이 고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반면 최재영 씨와 염민숙 씨의 응모작들은 골고루 우수했다. 어휘를 다루고 이미지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 믿음을 줬다.

'뿌리'는 '강인한 생명력'과 '어둠도 환한 불빛'이라는 희망을 노래하고 '시라시'는 시라시(뱀장어 치어)를 잡아 가계를 꾸리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두 편을 고민하다 '경제'라는 주제에 좀 더 가까운 '시라시'를 우수작으로, '뿌리'를 가작으로 결정했다.



'경제+문예창작' 만남, 현실 속에 자리잡고 있다
소설과 수필 수기를 망라한 산문 부문은 성 찬의, 채윤영의 , 박혜균의 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찬란한 2막'은 오랜 기간 신문기자로 살아온 화자가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작은 회사에 재입사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작품 형식을 소설이라 해도 그렇고 수기라 해도 '재취업기'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해 아쉽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초콜릿과 공정무역'은 고등학생의 눈으로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를 생산하는 빈국의 어린이들의 삶과 그것을 걷어가서 초콜릿을 만들어 막대한 이익을 내는 선진국 기업 간의 불공정한 거래를 차분한 시선으로 문제의 핵심을 성찰하듯 점검한 점이 돋보였다.


'경매, 행복한 경제를 가르칩니다!'는 한 주부가 우연한 계기로 경매에 참여한 다음 그것으로 겪게 되고 알게 되는 경매 얘기를 흥미 있게 써나갔다. 경매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경매의 세계를 잘 재미있고도 유용하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랜 시간 토의를 거쳐 심사위원들은 수기 '경매, 행복한 경제를 가르칩니다!'를 우수상으로, 수필 '초콜릿과 공정무역'을 가작으로 뽑기로 했다. 내년에는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응모되길 기대하며 수상자들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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