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
한 기업의 CEO가 틀렸을 때 종업원이 주저 없이 그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상상할 수 있을까?
지난 11일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업체인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Menlo Park)에서 전 세계 페북 이용자들과 가진 질의응답(Q&A with Mark) 시간을 통해 만약 자신이 틀리면 종업원이 일어서서 바로 고쳐주길 바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평소와 같은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저커버그는 "내가 틀렸을 때 종업원이 지적하는 건 회사 내부에선 흔한 일"이라며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좋은 일이기에 적극 권장한다"고 밝혔다.
사실 누구나 틀렸다고 지적하면 기분이 나쁘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기업의 CEO가 종업원에게서 틀렸다고 얘기를 듣는 건 더더욱 어렵다. 그런데 국내 최고의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시가총액을 가진 글로벌 기업의 CEO가 종업원과 정기적으로 사내 질의응답을 가지며 서로의 잘못을 서슴지 않고 지적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리턴' 사건은 우리나라 CEO들이 평소 종업원들을 얼마나 심하게 하대(下待)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들은 종업원들과 사이에 높은 장벽을 쌓고 소통할 생각조차 않는다. 자신과 종업원은 아예 '신분'이 다르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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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부재는 단지 우리나라 기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집권 2년차가 거의 끝나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소통 부재의 비난이 끊이질 않는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한국의 CEO와 지도자는 왜 30살의 저커버그만도 못하는 걸까?"라는 답답함이 앞선다.
"대표님, 틀리셨습니다" 이런 말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조현아 전 부사장도 이를 "미안합니다"로 간단히 받아칠 수 있었다면 '땅콩리턴'은 없었을 테고 형사고발이나 운항정지와 같은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