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가 페북에 빠져 있어요"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4.12.20 11:05
글자크기

[저커버그와의 대화]⑤자녀의 페북 이용을 우려하는 부모에게

편집자주 11일 페이스북(facebook)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전 세계 페북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오고간 진솔한 얘기들을 주제별로 소개합니다.

/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


“10대 딸아이를 둔 부모인데 자녀의 페이스북 이용을 어떻게 제한해야 할까요?”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 네트워크에 빠져 행여나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심지어 10대 자녀에겐 아예 PC나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부모도 많다. 부모들은 항상 자녀가 너무 소셜 네트워크에 빠져 있다고 한탄하고, 반대로 자녀들은 부모가 무조건 못하게 한다고 반항한다.

11일 페이스북 본사에서 전 세계 페북 이용자들과 타운 홀(town hall) 형식의 질의응답(Q&A with Mark)를 가진 저커버그는 이 문제에 대해 10대 자녀의 소셜 네트워크 이용을 막지 않겠노라고 답했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와 테크놀러지는 내 자녀들이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발전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다"며 10대 자녀의 페북 이용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 자신도 10대에 페이스북을 만들었고, 아이들에게 소셜 네트워크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아이들이 세상에 뭐가 일어나는 지 알지 못하게 차단해 버리는 일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셜 네트워크 등이 학교 폭력과 왕따 등에 악용될 경우 심각한 폐해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며, 그 때문에 페북에선 가명이나 익명이 아닌 실명을 사용하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명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함부로 하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페이스북은 13세 미만의 아이들의 가입을 불허하는 규정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자신도 아이를 낳으면 13세 전에는 페북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대답이 전혀 옹색하진 않지만 한편으론 그가 아직 자식이 없기에 페북에 빠진 10대 자녀를 둔 속상한 부모를 모를 것이란 생각도 든다. 게다가 어느 누가 자신이 만든 서비스 사용을 금지하라고 말하겠는가.

하지만 페북 이용을 원하는 10대 자녀에게 무조건 안 된다고 거절하는 건 해결책이 안 된다.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말하는 것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페북 이용 자체가 시간 낭비라는 말에는 아이들이 어이없다는 눈초리를 보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우리도 10대 때 우리의 부모로부터 무조건 하지 말라고 야단을 들었지 않았는가. 그 때는 페북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을 뿐이다. 그 때 우리가 부모를 꽉 막혔다고 생각했듯이 지금의 우리 아이들도 우리를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을 대할 때 무조건 부모 말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걸 우리 자신이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 않는가. 저커버그도 이날 "우리 사회는 가끔 아이들이 잘 모른다고 여기고 무조건 부모 말을 따를 것을 요구한다"며 부모들의 무조건적인 강요가 아이들과 대화하는데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사진=페이스북 Q&A with Mark 캡처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