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CJ미디어는 방송콘텐츠의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한 뒤 폭스인터내셔널 채널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아시아 8개국에 tvN아시아를 론칭했다. 앞서 2006년 CJ미디어는 세계 2위의 음악 시장인 일본을 겨냥한 콘텐츠 사업에 몰두했다. 일본 위성방송사인 스카이퍼펙트TV에 엠넷의 콘텐츠를 송출한 데 이어 채널 진입에도 성공, 한류 재확산에 기여했다.
20년 음악 제작의 노하우는 태국판 슈퍼스타K ‘아카데미 판타지아’ 우승자를 K-POP제작시스템으로 새로 발굴하거나, 중국과 공동 투자로 여성 솔로가수를 국내에 데뷔시키는 쌍방향 시스템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CJ가 '글로벌 사업'을 위해 론칭한 콘텐츠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슈퍼스타 차이나' '4DX영화관' 'CGV북경'. /사진제공=CJ E&M
영화 콘텐츠 못지 않게 영화관 CGV의 세계진출도 눈에 띈다. 2006년 중국 상하이에 CGV를 설립한 이래, 독자기술로 개발한 오감체형 상영관인 4DX CGV까지 멕시코, 태국, 이스라엘, 브라질, 러시아 등에 잇따라 진출했다.
20년 노하우의 총체적 결실을 보여주는 콘텐츠는 2012년 첫선을 보인 ‘케이콘’(KCON)이다. 이는 한류 공연과 함께 패션·식품·IT·자동차 등 종합 문화 콘텐츠를 보여주는 페스티벌로, 흩어졌던 한국 문화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미국 주류 문화에 파고들기엔 여전히 ‘위험한 도박’이기도 했다. 그간 음악을 중심으로 한 K-POP외엔 승부수를 내걸 핵심 콘텐츠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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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크로스오버 문화의 틈새 시장을 보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신형관 엠넷 상무는 “소위 K-POP과 음식이 섞인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었다”며 “우리가 힌트를 얻은 건 나이키의 경쟁자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콘서트에 라이프 문화를 섞는 일은 우리나라의 기간 산업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종합 한국 콘텐츠 페스티벌 '케이콘'(KCON) 현장. /사진제공=CJ E&M
문화 콘텐츠가 다른 산업 전반으로 경제효과를 확산하는 ‘한류 경제학’이 케이콘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는 셈이었다.
문화콘텐츠사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이미 각종 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12년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늘어날 때 관련 소비재 수출은 4배에 이르는 412달러 증가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주력 수출품목인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은 평균 395달러 증가하며, 의류는 35달러, 가공식품은 31달러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문화산업 규모가 2008년 7168억 위안(131조)에서 2013년 2조1445억 위안(343조)으로 급증,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23.5%에 달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영화 시장 매출 규모는 2013년 216억 위안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한류의 경제 효과는 6조6050억원(2012년), 한류의 자산가치는 94조7900억원(2012년)에 이른다는 한류미래전략연구포럼의 조사도 의미심장하다.
CJ측은 “문화콘텐츠의 부가가치를 향한 문화사업의 글로벌 전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월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