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연금, 첫 해외자문형 투자…셀프개혁 첫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4.10.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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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제고 자체 개혁 착수…위탁운용사 선정 기준도 변경

공무원연금이 첫 해외주식 자문형 투자에 나선다. 그동안 연기금투자풀에 의존했던 국내채권 투자도 자산운용사에 위탁 운용하기로 했다. 위탁운용사는 수익률을 우선한 새로운 평가 방식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자체 개혁으로 최근 적자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최근 해외주식과 국내채권 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지난 3월 해외주식형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 등 2곳을 선정한 데 이어 해외주식형 ETF 운용사 2곳과 해외주식 자문형 운용사 1곳을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채권은 운용사 2곳을 선정, 위탁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이 해외주식 자문형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연기금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주식형 ETF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위탁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 4곳이었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는 "ETF는 지수를 따라가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면, 수익률 제한이 있다"며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 포트폴리오도 분산시킨다는 차원에서 자문형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채권 투자의 경우 그동안 연기금투자풀을 이용했지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운용사에도 맡기기로 했다.



이번에 추가 투자하는 자금은 총 2100억원이다. 각 운용사별로 국내채권과 해외주식 자문형에 500억원씩 1500억원, 해외주식형 ETF에 300억원씩 600억원 규모다. 다음달 7일까지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짓고 투자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위탁운용사는 수익률을 핵심 기준으로 평가해 선정할 방침이다. 우선 해외주식형 ETF 운용사의 경우 정량평가 항목에서 기준수익률(BM·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 배점을 100점 중 10점에서 20점으로 2배 늘렸다. 이에 따라 위험조정성과를 포함한 운용성과 배점이 20점에서 30점으로 늘어났다.

국내채권 운용사 평가에서는 운용성과 배점이 60점에 달한다. BM 대비 초과수익률과 위험조정성과 배점이 각각 30점이다. 정성평가에서도 경영안정성과 운용전략, 위기관리능력 등으로 다소 모호했던 평가항목을 운용프로세스, 리스크관리, 글로벌리서치, 펀드매니저의 운용성과 등으로 구체화했다.


운용사의 지원 자격 자체도 강화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해외주식형 펀드와 해외재간접 펀드의 총 설정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설정액 500억원 이상인 운용사만 지원할 수 있도록 기준을 높였다.

공무원연금이 수익률 강화에 나선 것은 적자 운용에 따른 전방위 개혁 논란 때문으로 풀이된다. 논란의 핵심인 수익률을 높여 자체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공무원연금의 지난해 금융자산수익률은 3.5%로 국민연금(4.19%)과 사학연금(3.9%)에 크게 뒤쳐졌다. 국내 3대 공적연금 가운데 5년 연속 꼴찌 수준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연기금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 운용에 무게를 뒀지만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공무원연금은 개혁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보다 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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