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조직 추스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KB금융 한 관계자는 15일 그룹내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실제 임영록 KB금융 (80,100원 ▼900 -1.11%)지주 회장의 직무정지와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사퇴로 인한 '경영공백' 충격을 막기 위해 KB금융지주와 계열사들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경기도 가평 백련사에서 열린 KB금융그룹 경영진들의 '템플스테이' 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이 자리에서 화해의 손길을 잡았다면, 두 사람이 중징계 사태를 피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회장 직무대행 중인 윤웅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과 계열사 대표이사가 참석한 회의에서는 비상 상황 속에서 경영 정상화를 기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경영차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그룹이)초유의 사태에 직면했지만 흔들리지 말고 차질 없이 업무 진행을 해 나가자고 다짐했다"면서 "고객 중심 경영을 잊지 말고 근무기강을 바로 잡자고 했다"고 전했다.
KB금융은 앞으로 이 같은 비상경영회의를 매주 한 차례 정례화 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상 경영회의는 매주 월요일 오전에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모든 계열사 대표가 전원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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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각 계열사들도 조직안정과 경영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이날 비상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영업상황을 점검했다.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지우 부행장과 전국 지역본부장이 참가한 회의에서는 건전성 및 수익성 제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박 행장 직무대행 체제 이후에 지역본부장이 모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마련한 자리였다"면서 "참석자들 모두 경영안정화를 위해 영업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 5일부터 박 행장 직무대행과 본부장, 부행장 등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는 경영 정상화가 될 때까지 매주 이사회를 열어 현안을 점검하고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도 비상임원회의를 열고 경영 상황 전반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맡은 임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지주사를 포함해 금융당국의 감독관 파견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마치 계엄령이 내려진 것 같다"면서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조직원끼리 힘을 모으자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