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국내 최대 규모 창업지원 TIPS의 1년 성과는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방윤영 기자 2014.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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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헌정 디자이너/=최헌정 디자이너


여러가지 정부와 민간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가운데 스타트업들 사이에 요즘 최고의 관심을 끄는 건 단연 중소기업청의 이스라엘식 기술 창업프로그램(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이다.

중기청이 이스라엘의 기술창업보육센터 프로그램(TI)을 벤치마킹해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해온 TIPS는 엔젤투자사가 스타트업에 최소 1억원을 투자하면 중기청에서 연구개발(R&D)자금으로 최대 5억원과 프로그램 운영에 따라 엔젤투자 매칭펀드 2억원, 운영자금 1억원, 해외마케팅 1억원 등 총 4억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사업 중 최대 자금 지원이다.



스타트업 사이에서 '1+5(R&D자금만)' 또는 '1+9(운영 및 마케팅 비용 포함)'로 불리는 TIPS는 1억원 엔젤 투자를 받으면 최대 9억원까지 정부에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스타트업 사이에선 단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TIPS에는 지난 1년 간 89억원의 정부 R&D자금이 집행됐다. 여기에 엔젤투자사 투자금 약 94억원을 합치면 TIPS를 통해 투자된 창업 자금은 184억원에 이른다.



이같은 과감한 정부·민간의 합작 투자결과 9월 현재, TIPS 지원을 받은 44개 창업팀 가운데 8개팀이 총 49억원의 후속투자와 27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주요성과를 내고 있다.

UI·UX 기술전문 업체인 큐키가 지난 5월 일본 1세대 IT기업인 SANTEC으로부터 3억원(30만달러)대 후속투자를 유치했고, 신규인력도 5명이나 채용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미투데이와 네이버 밴드를 개발한 박수만 대표가 연쇄창업한 비트패킹컴퍼니는 지난 4월 본엔젤스, 네이버,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15억원의 엔젤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알토스벤처스와 YG넥스트로부터 30억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신규인력 채용도 8명에나 이른다.

TIPS의 특징은 사업성에 중점을 뒀다는 점이다. TIPS 담당 김봉덕 중기청 기술협력보호과장은 "정부의 기존 R&D 지원은 기술력에 집중했지만 TIPS는 사업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민간 인큐베이터 운영기관에 1.2배수의 창업팀 추천권을 부여하고 1배수의 창업팀을 선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과거 연구원이나 교수가 R&D 지원 기업을 선정했던 것과 달리 벤처 경험이 있는 엔젤투자사가 선정하도록 해 스타트업의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택경 다음 창업자 등이 운영하는 프라이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케이큐브벤처스 등 성공 벤처인이 운영하는 엔젤투자사 10곳이 운영사로 선정됐다.

김 과장은 "현재 5%에 불과한 국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성공률을 50%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TIPS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경우엔 TI를 통해 매년 100여개의 스타트업이 창업되고 있으며 이 중 90%가 3년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있으며 졸업 후 M&A(인수·합병)나 기업상장 등을 이루는 성공률도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소수 엔젤투자사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고 자금력도 풍부한 엔젤투자사 위주로 운영기관이 선정돼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소수 성공벤처인이 이끄는 엔젤투자사에만 국한 하지 말고 다양한 운영기관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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