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촬영기 보러 오세요"

머니투데이 강릉=이언주 기자 2014.08.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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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성목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관장 "소장품 규모 세계 최고, 자부합니다"

손성목 관장이 오는 30일 개관하는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전시실에서 지난 55년간 직접 수집한 소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손성목 관장이 오는 30일 개관하는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전시실에서 지난 55년간 직접 수집한 소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


"55년간 수집한 물건이 10만 점이 넘어요. 이건 반에 반도 안 되는 거에요."

여기가 방송국인가 영화 촬영지인가. 램프로 이어진 건물의 3개 층을 도는 동안 영사기, 촬영기, 영화관련 소품 등 2만점이 넘는 소장품이 눈에 들어왔다. 입이 딱 벌어진 순간, 손성목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관장(71)이 한마디 했다.

"세계 20개 나라에서 수집한 겁니다. 소장품의 규모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자부합니다. 여기 있는 건 극히 일부고, 수시로 전시물을 교체할 생각이에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촬영기기 한번 보시겠어요?"



오는 30일 개관하는 강릉시 저동 소재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이다. 손 관장이 1992년 설립해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참소리축음기 에디슨 과학박물관' 바로 옆에 자리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콜롬비아 축음기(G241호) 소리에 매료돼 한평생을 축음기 수집가로 살게 됐다는 그는 65개 나라에서 축음기를 모으는 과정에서 에디슨을 새롭게 알게 됐단다. 에디슨의 3개 발명품인 축음기·전구·영사기에 주목하게 됐고, 축음기에 이어 20여 개 나라에서 영화 관련 기기들을 수집하게 된 것이다.



"에디슨이 1899년 활동사진 영사기인 키네토스코프를 발명하면서 영화산업의 발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3D영화까지 나왔으니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죠. 이 영화박물관에서는 지난 120여 년의 영화발전사를 한눈에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습니다."

손 관장은 "박물관 운영은 문화·관광 분야의 벤처사업이라 할 수 있다"며 "이제는 하나의 대형박물관이 아닌 주제에 따라 분리·특화된 박물관 단지를 조성하고 관람객의 취향에 따른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 글로벌시대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그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한국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영화예술의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영화박물관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손 관장은 이 박물관을 터전으로 국제 영화제나 영화 음악제를 개최하는 등 국내외 영화인들의 소통의 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에디슨 최초의 영사기부터 19세기 말에 사용했던 영화필름, 촬영기, 국내외 유명 영화배우들의 소품과 영화상 트로피 등 세계 영화사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멀티시네마 타운입니다. 이론이 아닌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교육의 장이 될 테고요."

오는 30일 개관하는 강릉시 소재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에서는 설립자인 손성목 관장이 55년간 전세계에서 수집한 영사기, 촬영기, 영화관련 소품 등을 볼 수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오는 30일 개관하는 강릉시 소재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에서는 설립자인 손성목 관장이 55년간 전세계에서 수집한 영사기, 촬영기, 영화관련 소품 등을 볼 수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
손성목 관장의 수집품으로 꾸민 참소리축음기 에디슨 과학박물관. 바로 옆에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이 개관하면 관람객들은 패키지로 두 박물관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손성목 관장의 수집품으로 꾸민 참소리축음기 에디슨 과학박물관. 바로 옆에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이 개관하면 관람객들은 패키지로 두 박물관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이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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