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영화박물관'이 '월드베스트 박물관'으로 바뀐 사연

머니투데이 강릉=이언주 기자 2014.08.2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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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와 협약 체결 30일 개관…'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옆 300석규모 극장포함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사진=이언주 기자'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사진=이언주 기자


지난 6월 개관 예정이던 강릉 '안성기 영화박물관'이 안성기의 이름이 빠진 채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The World Best Film Museum)으로 오는 30일 문을 연다.

수집가로도 유명한 손성목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관장의 제안으로 영화배우 안성기와 함께 2012년 11월부터 설립을 준비한 박물관이 개관일정을 연기하고 이름까지 변경하게 된 것이다.



당초 박물관 내에 안성기 관을 따로 만들어 그가 출연한 작품 관련 소품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영화인으로서 57년 한 길을 걸어온 '국민배우' 안성기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

또 안성기를 관장으로 위촉하고 운영을 맡길 계획이었으나, 결국 박물관 설립자인 손성목 관장이 직접 운영하게 됐다. 박물관에 전시되는 영사기, 촬영기, 부속자료 등 2만여 점이 모두 손 관장의 수집품이기도 하다.



안성기는 부모님 고향이 강릉이고, 손 관장과는 먼 친척관계기도 하다. 순조롭게 보였던 박물관 개관이 예정에 차질을 빚자 강릉시민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시민은 "이번 영화박물관 건립으로 강릉에서 안성기의 이미지가 훨씬 더 좋아졌고, 관광명소로서 기대도 컸는데 갑작스러운 변경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관장은 "전시품의 대부분이 내 수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안성기씨가 막상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박물관을 개관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예정과 달라진 점은 아쉽지만, 영화사에 관한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멀티시네마 타운이 될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월드베스트 영화박물관'은 참소리축음기·에디슨박물관 바로 옆 4834㎡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했다. 300석 규모의 극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촬영기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영화배우들의 촬영소품과 영화상 트로피 등 다양한 소장품을 전시한다.


손성목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관장이 설립한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건물 외벽에 영화배우 안성기의 사진을 걸었으나 개관을 앞두고 박물관 이름이 변경되면서 미국 출신 영화배우 마를린 먼로의 사진으로 바꿔 걸었다. /사진=이언주 기자손성목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관장이 설립한 '월드 베스트 영화박물관'. 건물 외벽에 영화배우 안성기의 사진을 걸었으나 개관을 앞두고 박물관 이름이 변경되면서 미국 출신 영화배우 마를린 먼로의 사진으로 바꿔 걸었다. /사진=이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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