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 /사진=OSEN
롯데가 치열하게 4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주축 투수 쉐인 유먼이 '인종 차별'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 구단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이 야구와 무관한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본인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사안이어서 롯데 구단의 성적을 고려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그 사건은 표현 상 오해를 살 수 있는데, 인종 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선수 본인과 구단이 사과를 함으로써 잠잠해졌다. 다만 당시 근본적으로 적어도 한국 프로야구계에서는 더 이상의 인종 차별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세워 놓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 그 선수가 그 후 개인적으로 쉐인 유먼을 만나 오해로 빚어진 일임을 설명하고 진정성을 담아 사과를 했는지 궁금하다.
이제 유먼의 티셔츠와 그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도미니카 공화국, 중남미까지 다 전달됐고 화제가 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올 시즌부터 한국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숫자는 늘어났다. 외국인 선수가 필요해졌다. 그런데 한국프로야구계가 인종 차별을 하는 곳이라면 외국인 선수 누가 선뜻 지원을 하겠는가.
특히 아내와 자식이 있는 선수라면 더 어려워진다. 아울러 한국 프로야구계는 인종 차별을 하는 곳으로 낙인이 찍히고 만다. 그래서 이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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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먼(오른쪽)과 롯데 선수들. /사진=OSEN
그런데 쉐인 유먼의 조국인 미국에는 인종 차별이 없는가.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파문을 일으킨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를 대하는 방식은 미국에서도 다르다. 마크 맥과이어는 LA 다저스의 타격 코치를 당당하게 하고 있지만 새미 소사는 어떤 팀도 불러주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 2월에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제41회 수퍼보울이 열렸을 때 미국 언론에서 이런 표현이 있었다. '시카고 베어스의 러비 스미스 감독과 인디애타 콜츠의 토니 던지 감독이 아프리칸 아메리칸(African American) 감독으로서 역사상 최초로 수퍼보울에 진출했다'는 기사였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은 '흑인'을 인종 차별을 하지 않고 지칭하는 표현이다.
그런데 깊이 들여다보면 그 표현 자체가 차별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흑인이 무엇인가 이룬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그 사회에서 차별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다.
쉐인 유먼은 한국 프로야구계에 메시지를 던졌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