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안전 점검을 위해 13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지하차도가 전면 통제된 가운데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이번 사고 구간은 지하수에 취약한 모래와 자갈 등이 두껍게 자리해 수위 저감시 내려앉거나 꺼지는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높은 지역이어서 정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된다.
조사단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싱크홀 발생 현장에선 지난 5일 발생한 폭 2.5m, 깊이 5m, 연장 8m의 싱크홀뿐 아니라 13일에도 석촌지하차도 중심부 도로 밑에 폭 5~8m, 깊이 4~5m, 연장 70m의 공동(空洞)이 추가로 발견됐다.
특히 시공업체가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에 제출한 보고서를 예로 들며 "이번 사고는 지하철의 시공관리 미흡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공사가 터널 굴착 전 지하수 과다유입 시 붕락 위험이 있고 갱내 공사시 터널을 뚫는 곳의 상층부가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하수가 과다유입되면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 불안정하다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외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지반 보강 공법을 시행하는 것으로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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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지하철 9호선 공사는 시공사에서 사업시행자 선정전에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해 최종 완성품을 서울시에 넘겨주는 턴키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공사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시공사가 지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석촌지하차도 주변 건축물에 계측기를 설치해 균열, 경사도, 침하상태를 측정하고 기준을 벗어난 건축물이 발생하면 원인이 해소될 때까지 지하철 터널공사를 즉시 중단할 계획이다.
이미 굴진(굴 모양으로 땅을 수평으로 파 들어감)이 완료된 터널 충적층 구간(807m)은 지반이 안정화될 때까지 지표면 투과 레이더(GPR) 탐사 등을 활용한 지반조사를 실시하고 연약지반 구간, 커터 교체 등 굴진 중단 위치에 대해 중점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번 조사발표에 시공업체는 중간조사 결과이며 정밀조사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쉴드 공법은 연약지반에 적용되는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기술로 현재까지 문제가 없었다"며 "서울시 정밀조사에 적극 협조해 문제가 없음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시공업체는 당초 싱크홀 발생시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자체판단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공사는 2009년 12월31일 착공해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주변에 싱크홀이 다수 발생하면서 이번 싱크홀 사고에서도 원인제공자로 지목됐던 롯데는 안도하는 반응을 내비쳤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통해 제2롯데월드 현장과 싱크홀은 연관이 없는 것으로 1차 조사결과 나왔다"면서도 "많은 분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위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공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관련 용역발표가 나오는 데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