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와 지옥, 고통과 환희의 순간까지 15분에 담은 인생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6.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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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리스트 '단테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연주

피아니스트 송세진 /사진=이동훈 기자피아니스트 송세진 /사진=이동훈 기자


날렵하고 강렬한 터치, 압도적인 파워와 함께 때론 섬세하고 정교한 연주를 보여준 약 15분의 시간. 아늑한 공간에서 연주자와 가까이 마주한 관객들은 지옥과 천국, 비극적 사랑의 괴로움을 비롯해 인생의 온갖 역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화려하고 난해한 곡을 쓰기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소나타풍의 판타지-단테를 읽고) 연주였다.

15일 오후 서울 KT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드림홀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나눔음악회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에서 피아니스트 송세진은 이 곡을 단숨에 연주하며 리스트 특유의 화려한 선율과 고도의 테크닉을 생생하게 전했다.



'단테 소나타'는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신곡을 읽고 영감을 받아 리스트가 작곡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곡은 문학에서 영감을 받아 삶의 울림과 성숙한 음악적 해석을 더한 난해한 곡으로 알려졌다. 이 요소들을 충분히 전하고자 했던 송세진의 연주는 피아노 한 대로 오케스트라의 웅장함마저 느끼게 했다.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7번 다 장조'를 연주하며 초여름의 싱그러움과 경쾌한 기운을 전했다. 이 곡은 베토벤이 32세에 쓴 곡으로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더 1세에게 헌정된 작품이다. 작품번호 30번으로 작곡한 3곡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날은 화창한 주말 오후 음악회를 찾은 관객들에게 오롯이 헌정됐다.



지난해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소리선물' 음악회는 티켓 판매금(1인 5000원) 전액을 어려운 가정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에게 보청기를 지원하는 데 기부한다. 커피 한 잔 값으로 클래식음악을 즐기며 나눔에도 동참할 수 있어, 취지에 공감한 관객들이 꾸준한 성원을 보내고 있다. 다음 달에도 셋째 주 일요일인 2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15일 서울 KT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드림홀에서 열린 '소리선물' 나눔음악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과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연주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5일 서울 KT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드림홀에서 열린 '소리선물' 나눔음악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과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연주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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