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친구들 동업 성공기, "10년만에 200억 대박"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4.06.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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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비 전문회사 팸텍… 3년 내 코스닥 상장 목표

팸텍을 공동 창업한 김재웅 대표(CEO, 가운데), 박태오 부사장(CFO, 오른쪽), 박정인 부사장(CTO, 왼쪽)팸텍을 공동 창업한 김재웅 대표(CEO, 가운데), 박태오 부사장(CFO, 오른쪽), 박정인 부사장(CTO, 왼쪽)


"스물아홉 당시 친구 셋이 모여 창업했다. 주위에서 우려도 많았고 사업 중간 중간 위기도 찾아왔다. 하지만 우리의 열정은 우려를 기우(杞憂)로 바꿔놓았다."

검사장비 전문기업 팸텍(Pamtek) 김재웅 대표는 9일 경기 화성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창업 초기 '친구들끼리는 사업을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도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창업 10년 만에 연매출 200억∼300억원을 올리는 건실한 기업을 일궈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CEO)는 박태오 부사장(CFO), 박정인 부사장(CTO) 등 3명의 동갑내기와 의기투합해 2003년 말 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가 회로설계, 박태오 부사장이 기계설계, 박정인 부사장이 제어계측을 전공한 덕분에 '셋이 모이면 세상 그 어떤 장비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유일한 사업 밑천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시작은 초라했다. 지인이 운영하는 공장 마당에 놓인 6평 남짓한 컨테이너 안에서 창업한 것. 회사 설립 당해 매출액도 3명의 경영진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0만원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자신 있었던 반도체 핸들러(검사장비 일종) 분야는 이미 국내외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휴대폰 부품 검사장비였다. 당시에도 휴대폰 부품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완성됐는데,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키로 하고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3명의 경영진이 회사 운영 콘셉트를 잡은 이후 팸텍은 해마다 매출액이 조금씩 늘어났다. 2008년에는 매출액 20억원 수준에 10여명의 직원들 둔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매출액이 7억원으로 급감, 회사가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김 대표는 "당시 경영진이 모여 회사 운영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결론은 '한해만 더 해보자'는 것이었다. 실적이 전년보다 3분의 1 토막이 났지만, 인력 구조조정 없이 은행 차입금으로 임금을 지불하며 회사 운영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2010년부터 삼성전기에 휴대폰 카메라모듈 검사장비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또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업체들 공략에도 나서면서 매출액은 2011년 30억원, 2012년 75억원에서 지난해 209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도 이달 현재까지 150억원 가량 매출액을 올리며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300억원 이상 실적을 내다보고 있다. 검사장비 영역도 휴대폰 부품에 이어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분야로 확장했다. 회사를 키우는데 30대 청춘을 헌납한 3명의 경영진은 어느새 불혹(不惑)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김 대표는 "올해 말이면 회사가 동탄일반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하게 된다. 신사옥에서는 연매출액 6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규모가 된다. 현재 63명인 임직원도 연말이면 70명을 넘어설 것이다. 2∼3년 후에는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3명의 경영진은 회사가 글로벌 장비기업으로 도약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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