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그룹株를 둘러싼 '두가지' 화두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4.05.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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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배당' 이슈 관건…"삼성 이슈, 올해 내내 화두될 것"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이슈는 올해 내내 이어질 겁니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이슈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CIO)는 "3~4분기에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만큼 삼성그룹 이슈가 상당기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삼성'에 쏠렸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하는 삼성그룹의 지각변동 이슈가 본격화되면서부터다. 삼성그룹을 둘러싼 화두는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두 가지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외인, 삼성電 순매수 지속…수혜주 '옥석가리기'=외국인의 삼성그룹주 담기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19일 코스피 시장에서 총 2018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81,100원 ▼200 -0.25%) 주식 9만4400주(1361억8300만원)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화재 (314,500원 ▲4,500 +1.45%)호텔신라 (58,900원 ▼100 -0.17%), 삼성생명 (89,100원 ▲800 +0.91%),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삼성엔지니어링 (25,700원 ▼200 -0.77%) 등도 담았다.

전자를 비롯해 생명, 화재, 물산, SDI, 전기, 카드, 제일모직 등 8개사의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꼽히는 주요 기업이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매수 포인트는 계열사가 지배구조 개편 이후 얻게 될 가치에 있다. 최 전무는 "삼성 계열사는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구조인데 향후 지배구조가 개편되면서 기업가치의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며 "외국인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여기"라고 설명했다.

[내일의전략]삼성그룹株를 둘러싼 '두가지' 화두


삼성그룹 이슈가 코스피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도 외인의 매수를 자극하는 요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연고점을 재탈환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 관련주와 삼성그룹 관련주를 제외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관련 8개사의 외국인 순매수 흐름이 시장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삼성이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한국 증시 전체에 대한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련주 내 '알짜'를 찾는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본업의 의미가 퇴색된 기업이나 관련성이 적은 기업의 주가가 어부지리로 오르는 현상은 차츰 둔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일모직 같은 경우 과거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된 측면이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수혜주의 옥석가리기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그룹 우선株↑, 배당 이슈 불붙나=외국인에게 삼성그룹이 주는 또 하나의 모멘텀은 배당이다.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에 투심이 쏠리고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삼성전자우 (66,300원 ▼600 -0.90%)선주는 전날대비 3.20%(3만6000원) 상승마감하며 장중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 사실이 알려졌던 지난 12일 이후 7.20%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4.3% 뛴 것보다 많이 상승했다.

[내일의전략]삼성그룹株를 둘러싼 '두가지' 화두
삼성물산우 (36,950원 ▲1,900 +5.4%)선주도 이날 9.42% 급등하며 최고가를 터치했다. 지난 12일 이후 이날까지 우선주 상승폭(14.5%)은 보통주(6.8%)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삼성화재우 (236,500원 ▲2,500 +1.07%)선주는 0.29% 오르며 7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삼성 관련기업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 속에서 우선주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매입으로 지배구조에서 역할이 극대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며 "보험금 지급여력을 의미하는 RBC(Risk Based Capital) 비율이 356%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는 점에서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수가 더 이상 오름폭을 확대하기 힘들다는 관점에서 배당으로 시선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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