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찬
그러다 신문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이자카야 몇 군데를 다룬 특집 기사를 보게 됐다. 그 가운데 유독 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일본 드라마에 등장한 메뉴를 선보인다는 점에 관심이 갔다. 무엇보다 치킨 가라아게가 일품이라고 해서 더욱 끌렸다. 지인과 의기투합해 그날로 방문했다. 사실 맛집에는 시큰둥한 편이다. 미디어를 이용한 상술이란 인식이 컸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기피하는 성향 탓도 있다. 하지만 치킨 가라아게라면 얘기가 다르다. 기사를 맛깔나게 써서인지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었다.
요즘은 치킨 가라아게가 생각날 때면 '이자카야 B'를 찾는다. 그집도 여느 이자카야와 마찬가지로 치킨 가라아게를 내놓는다. 꿩 대신 닭이라지만 웬걸 닭이 더 맛난 격이랄까. '이자카야 B'를 단골로 삼기 전에 여러 곳에서 치킨 가라아게를 먹어봤다. 같은 가라아게라도 매장마다 그 맛과 차림이 조금씩 달랐다. 사당역 5번 출구 쪽에 있는 한 이자카야는 가라아게를 파절임 위에 식초 섞인 간장 소스와 함께 준다. 식초의 시큼한 맛이 닭살의 텁텁함을 가셔준다. '이자카야 B'는 짭짤한 일본식 달걀 샐러드를 곁들인다. 닭고기만 먹기엔 입맛이 뜰 때 한 번씩 먹어주면 좋다. 거기에 맥주 한잔이면 일주일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간다. 둘 다 이름난 맛집이 아니라는 게 공통점이다.
사실 맛집에 가길 원했지만 대신 갔던 옆 가게에서 만족감을 얻은 경우가 이번만은 아니다. 사당에 부추삼겹살로 유명한 맛집은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근처에 있는 원조가 아닌 가게에 들렀는데 맛있게 먹었다. 세상 일이 다 그렇다. 스마트폰의 선두주자는 아이폰이지만 지금은 어떤 면에서 삼성의 갤럭시가 더 낫다는 평도 있다.
세계 경제 발전을 이끈 건 선진국이어서 모든 성과를 독점할 것 같지만 후발주자의 모방으로 이제는 신흥경제국이 더 큰 주목을 받는다. 한국도 그렇지 않은가. 맛집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대중들이 맛집으로 꼽는데는 이유가 있을 테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독점이란 없다. 모두가 맛집에 열광할 때 주변을 둘러보자. 더 나은 걸 발견할지도 모른다. 때로는 굳이 맛집이 아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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