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세월호 불구 1박3일 '원포인트' UAE 순방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4.05.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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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다. 당일 오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국가재난안전시스템 등 새로운 국가운영 방안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난 뒤 오후 출발, 21일 오전에 귀국하는 일정이다.

당초 박 대통령은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모든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AE에 '원포인트' 순방을 떠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이자 우리나라 원유공급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세계 각국이 치열한 에너지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쿠웨이트 역시 재건 과정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 현지에서 에너지 외교를 펼칠 복안이었다.

무엇보다 당초 순방의 핵심은 UAE 였다. UAE는 폭증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2월 한국전력이 이끄는 한국 기업 컨소시엄과 200억 달러 규모의 4기의 원자로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에서 우리나라가 1400MW급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건설 중인데, 우리나라 기술로 설계해 해외로 나간 첫 번째 원자로다.



UAE 원자력규제기관의 두 차례 엄격한 안전검사를 통과해 이번에 설치 행사를 갖게됐는데, 쉽게 말해 우리 기술로 만든 원자로가 국제무대에서 데뷔하는 이벤트다. 원자로는 지난 3월 17일 마산항을 출발해 아부다비항을 거쳐 4월 30일 공사 현장에 도착해 있는 상태다. 당초 건설 공정보다 1개월 가량 빨리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원전은 2017년에나 완공되지만, 이번 행사로 국제사회에 우리나라 원자로 기술을 홍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또 다른 원전 수출에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도 처음 지어지는 원자로로 UAE 역시 자국 뿐 아니라 다른 중동지역 국가들에 갖는 의미가 남다른 것으로 보고 행사에 굉장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원전 4기 건설 못지 않게 운영회사 설립 건도 중요하다. 현재 UAE 측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6월부터는 '라마단'이 시작돼 관공서나 기업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않는다. 운영계약 협상을 라마단 이전에 마무리 짓기 위해서도 이번에 UAE를 찾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에너지 뿐 아니라 의료 부문 등 다른 분야에서도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중동 순방이 무산됐을 때 UAE 원자로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짙게 나타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원자로 설치식은 우리 원전 기술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첫 무대로 이것을 놓치면 이를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게 2017년 원전 완공 때 밖에 안 된다"며 "그 시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일정이지만 국익을 위해 이번 실무방문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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