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시장]삼성-애플 2차 특허전, 삼성 동맹들 영향은

머니투데이 정동준 특허법인 수 변리사 2014.03.0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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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시장]삼성-애플 2차 특허전, 삼성 동맹들 영향은


현재 삼성과 애플은 미국에서 갤럭시S3, 아이폰5 등이 계쟁 대상으로 포함된 특허전쟁을 치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동안 특허분쟁 대상으로 있었던 제품군보다 최신인 제품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2차 특허전쟁이라고도 불린다.

애플이 첫 소송을 제기한 이래로 양사 간의 특허전쟁은 상황이 계속 변화해 왔다.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와중에 신 모델이 속속 출시되면서 대상 제품도 계속 바뀌었다.



2차 특허전쟁에 앞서 미국 세너제이 법원의 권고에 따라 2014년2월 양사의 최고경영자가 합의를 타진하기 위해 회동했지만 결렬됐다. 결국 삼성과 애플은 재판부가 지난해 9월 제한한 대상제품과 특허권을 놓고 특허분쟁을 벌이게 됐다.

애플이 이번 2차 특허전쟁에서 사용할 특허를 살펴보면, 단어를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특허, 특정 데이터를 구분해서 실행할 수 있는 데이터 태핑 특허, 음성인식 통합 검색 특허(소위, 시리 특허), 데이터 동기화 관련 특허, 밀어서 잠금 해제 관련 특허다. 총 5개의 특허권을 공격무기로 채택했다.



반면 삼성이 이번 2차 대전에서 사용할 특허를 살펴보면, 디지털 이미지 및 음성 기록 전송 관련 특허, 원격 영상 전송 관련 특허, 업링크 패킷 데이터 전송 정보 특허, 부정기 데이터 전송 관련 특허다. 총 4개의 특허권이 무기로 채택됐다.

삼성전자의 4건 중 업링크 패킷 데이터 전송 정보 관련 특허 및 부정기 데이터 전송 관련 특허는 표준특허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도 원래 5개의 특허로 공격을 하고자 했지만 얼마 전 그 중 하나인 멀티미디어 동기화 관련 특허가 무효 판결을 받아 4개로 줄어들게 됐다. 따라서, 초반부의 기세는 삼성이 다소 불리한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동안 큰 힘을 못 써왔던 표준특허가 공격무기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다소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1월과 2월 연달아 대대적인 동맹을 발표했다. 구글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특허뿐만 아니라 향후 10년간 출원될 특허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크로스라이센스를 맺었고, 시스코와도 유사한 내용의 크로스라이센스를 맺었다. 일각에서는 이 동맹들이 특허전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동맹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삼성과 애플 사이에 새롭게 제기될 미래의 특허 전쟁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 특허전쟁 자체에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우선 삼성이 특허권으로 애플을 공격하는 입장과 애플의 특허권을 방어하는 입장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공격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미 삼성의 공격 수단은 새너제이 법원에 의해 4개의 특허로 결정된 상태다. 구글이나 시스코의 특허들을 분쟁에 이용할 수가 없다.

반면 삼성의 방어는 애플의 5개의 특허를 갤럭시S3 등이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애플의 특허와 갤럭시 제품 간의 관계가 쟁점이 되는 것이지 구글이나 시스코 특허는 쟁점이 아니다. 따라서, 삼성이 맺은 일련의 동맹들이 이번 미국에서 벌어질 2차 특허 전쟁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보면, 삼성이 방어하는 입장에서 애플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회피설계로서 구글이나 시스코 등의 특허를 채용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는 것. 삼성이 공격하는 입장에서도 구글이나 시스코의 협조가 있다면, 이들 특허군을 향후 애플에의 공격 수단으로 간접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소송에 대상 제품이 된 갤럭시S3, 아이폰5 등은 2012년 생산된 것들이다. 양사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S4,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등은 소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이번 소송은 지금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 보다는 양 측의 힘겨루기에 더 많은 무게 중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국 ITC에서의 패퇴 등으로 인해 밀리는 분위기였던 삼성이 구글과 시스코와의 대대적 동맹으로 힘겨루기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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