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 47곳서 한달 거래 '10건'인데 살아났다고?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4.03.01 08:03
글자크기

[부동산 X파일]주택시장 살아나 연일 수십건씩 계약됐다는데 알고보니…

ⓒ김현정ⓒ김현정


 "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어요. 확실히 거래량이 늘어 지난주에만 몇십건 거래됐어요."

 "그동안 잘 안팔리던 큰 평수도 지난주에는 하루 2~3건씩 계약했고 소형 평수는 아예 매물이 없어요."

 부동산 중개업계가 호들갑이다.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분위기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매매 거래가 많게는 수십건씩 팔려나간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현장을 찾아 한 공인중개사에게 '정말 거래가 많이 늘었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하루 1건만해도 '대박'이다"였다. 그는 "서울시내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업소가 약 2만개인데, 이들이 하루 1건의 거래를 한다면 문닫는 중개업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의가 늘었을 뿐 실제 거래는 한주에 1건만 돼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신반포로(반포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매거래가 하루에만 1~2건 이뤄졌다는건 말이 안된다"며 "보통 공인중개소에서 말하는 거래건수는 구역내 모여있는 전체 공인중개업소에서 이뤄진 거래를 말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강동구 양재대로(명일동)의 경우 총 47개의 공인중개소가 모여 있다. 이들 업소의 한달 거래량은 모두 합해 10건 정도다. 강동구를 포함해 강남권처럼 재건축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는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래건수가 늘 수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지역은 이보다 거래가 많지 않을 것이란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정확한 통계치없이 소문처럼 퍼져나가는 소식만 믿고 판단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거래가 이뤄지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통계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조사를 해도 중개업소들이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토대로 관련 자료를 만들려고 해도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개인간 직거래가 자료가 포함됐을 수 있어 정확한 자료를 만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소비자들은 소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과대포장된 말들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명확치 않은 소문들 사이에서 빠른 판단을 하는 것만이 시장 변화의 불확실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