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즐기는 세가지 투자전략

머니투데이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2013.1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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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어느덧 올해 증시도 마무리돼가고 있다. 12월 투자 수익률 제고를 통해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투자전략을 지금부터 고민해보자.

고민의 결과 12월 국내 증시에 나타나는 뚜렷한 계절적 수급 특징을 활용하는 전략이 유용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구체적으로 아래의 세 가지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첫째, 고배당주를 사는 전략이다. 매해 연말마다 제시되는 배당주 투자가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 수익률 제고에 있어서는 유용하다. 과거 수익률을 검증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이후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40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12월에 투자해 연말까지 보유했다고 가정할 경우 총 수익률(total return)은 배당이 낮은 종목들보다 5.3%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고배당주 투자가 배당을 제외한 자본수익률(capital return)에 있어서도 더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배당락을 감안하더라도 배당 수요로 인한 주가 오름폭이 다른 종목보다 더 컸다는 얘기다. 결국 12월 증시에는 진부하지만 배당 투자가 유효한 셈이다.

둘째, 대형주 중심의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익률에 쫓기게 된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중소형주 투자에 치중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는 대형주 투자가 유리하다.

그 이유는 국내 수급의 계절적 특성 때문이다. 우선 12월에는 연기금 중심의 기관 순매수가 유입된다. 최근 10년 중 8개 년도에 KOSPI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평균 순매수 규모는 4739억원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12월은 배당을 겨냥한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된다는 점이다. 2006년 이후 12월에는 예외 없이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됐다. 평균 유입 규모는 무려 2조8000억원(차익 1조4000억원, 비차익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배당금 상향까지 감안하면 올해 차익거래 환경은 예년보다 좋아 프로그램 매수를 충분히 기대해 볼만한 상황이다. 이러한 두 가지 12월 국내 수급 특성을 활용한 교집합은 대형주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12월 KOSPI 대형주 지수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KOSDAQ 대비 2.1%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해왔다. 중소형주 투자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12월은 대형주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최근 1~3개월 수익률이 부진했던 종목을 사는 전략이다. 이른바 역발상 전략이다. 이 전략의 아이디어는 연말, 연초를 맞아 실시하는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성향 때문이다. 최근 수익률이 양호했던 종목들은 기관/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에서 우선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가지 아이디어는 배당락을 앞두고 대차 상환이 활발하게 일어남에 따라 대차잔고가 급감한다는 사실이다. 그간 수익률 부진과 함께 대차잔고가 크게 늘었던 종목들에 대한 대차 상환이 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최근 수익률이 부진했던 종목들은 기관들이 대차를 통해 매도 포지션을 많이 잡았던 영향이 컸으므로 대차 상환이 활발해지면 반대의 현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물론 수익률이 부진했던 종목들의 면면을 보면 사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12월에만 누리는 특화된 전략으로 활용해 볼만 하다.

지금까지 12월을 즐기는 세 가지 투자전략을 제시해 보았다. 이러한 전략의 기본 가정에는 증시 급락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일부에서는 미국 실업률 7.0%라는 놀라운 고용 개선을 이유로 조기 Tapering(자산매입 축소) 이슈를 우려를 제기하지만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글로벌 증시가 조기 Tapering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면 달러인덱스 강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이런 현상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Tapering이 시작점보다 종료 논쟁이 불거질 때 악재로 본다. 실제로 달러 공급이 멈춰가는 시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 부분을 전혀 논할 때가 아니다. 12월 증시를 즐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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