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강기역
지난 2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13년 유통산업 통계집'을 살펴보면 유통업의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다. 올해 1∼8월 국내 소매 유통업 성장률은 지난 2010년 6.7%, 2011년 4.5%, 지난해 2.3% 등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편의점과 인터넷쇼핑몰 등은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대형마트이나 전문 소매점은 마이너스 실적에 허덕이고 있다.
◇대형마트 1년6개월째 마이너스…백화점도 제자리=이마트 -3.0%, 홈플러스 -7.2%, 롯데마트 -4.9% 등 대형마트 3사는 지난달 일제히 마이너스 매출을 보였다.
문제는 대형마트 매출 마이너스 추세가 이미 17∼1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 떨어진 이후 1년 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4월부터, 롯데마트도 지난해 5월부터 매출 하향 곡선이 뚜렷하다.
백화점도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올초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났지만 한 자릿수 상승에 그쳤다. 롯데백화점은 이달(27일 현재) 4.5%, 현대백화점은 5.2%, 신세계백화점은 1.2% 매출이 늘어 예년보다는 여전히 낮은 신장률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규제 올가미에 성장 발목…이러다 대기업도 무너질 판"=업계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데다 정치권과 정부의 각종 규제가 소비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올초 개정한 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은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고, 일요일을 포함한 월 2회 공휴일에 문을 닫아야 한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데다 영업일수 규제, 신규출점 제한 등 이중 삼중 규제가 실적 악화의 직격탄이 됐다"며 "이해당사자 간 합의 때는 휴업일을 다르게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 유통법 개정안이 발효된 지난 4월말 이후 일부 지자체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 대형마트들이 일요일 휴무를 선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휴무일 의무휴업을 평일로 바꿔주는 등 탄력적으로 규제를 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B유통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일요휴무는 소비자 불편만 초래할 뿐 전통시장 매출 증가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누구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이고 경제 민주화인지 논의하고 큰 틀의 경기침체 탈출을 위해 규제의 재논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