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 회당 개런티 '1억 시대' 오나?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3.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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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주크박스뮤지컬 '디셈버' 출연 김준수, 개런티 논란 '또'··· 이번엔 1억?

뮤지컬배우 김준수 /사진=이기범 기자뮤지컬배우 김준수 /사진=이기범 기자


스타급 뮤지컬 주연 배우의 1회당 출연료가 사상 처음으로 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지며 '과다 출연료' 논란과 함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뮤지컬업계에 따르면 영화투자배급사 뉴(NEW)와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 제작해 오는 12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초연하는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에서 주인공을 맡는 김준수가 회당 1억 원 상당의 개런티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스타 배우의 회당 출연료가 2000만~3000만 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2~3배가 훌쩍 넘는 액수다.



'디셈버'는 최초로 김광석의 미발표 곡을 엮어 만든 주크박스뮤지컬이다. 제작사 한 곳이 영화사라는 것도 특이하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신세계' 등으로 영화계 신흥강자로 떠오른 뉴는 곧장 뮤지컬계에 눈을 돌렸고, 50억 원을 이번 창작뮤지컬에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 알려진 김준수 출연료 논란에 대해 한 공연계 관계자는 "러닝 개런티(흥행 성적에 따라 출연료를 결정하는 것)로 계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본 출연료는 1억 원보다 낮겠으나 전석 매진을 확신하는 제작사 입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유료 점유율을 넘기면 이후 티켓판매수익금은 김준수에게 주는 방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업계에선 제작비 가운데 가뜩이나 배우 출연료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김준수 같은 선례가 남으면 업계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뮤지컬 한 편당 배우들의 출연료는 전체 제작비 중 평균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뮤지컬 제작자는 "10년 전에는 배우 출연료 비중이 제작비의 10~15%를 차지했는데 지금은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특히 최근 5년간 출연료 비중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조연이나 앙상블들은 많이 올라야 20~30% 증가한 반면, 주연 배우는 100~200%까지 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너무 심하다"고 하면서도 "시장논리에 따르자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스타 배우에게 1년에 많게는 40편씩 출연제의가 들어오기도 하는데, 1명이 1년에 소화할 수 있는 것은 3~4편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개런티는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러닝 개런티를 받는 조건이라면 김준수가 회당 1억 원을 가져간다고 해도 흥행만 보장된다면 투자자·제작자 입장에서 그를 탐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른 뮤지컬 전문가는 "이번 '디셈버'의 경우 대극장 공연인데다가 많은 로열티를 부담해야하는 해외 라이선스 작품이 아닌 창작이기 때문에 배우개런티를 많이 측정하는 게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1억은 큰돈이지만 홍보효과나 부가수익 창출까지 생각한다면 아깝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연계 관계자는 "자본의 논리에 따라 '김준수'라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생각면 충분히 허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다른 배우들에 대한 도의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인정 못할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제작사 뉴 측은 "김준수는 1억원을 준다 해도 아깝지 않은 배우라는 데 동의하지만, 개런티가 1억 원이라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그의 과거 최고 개런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뿐더러 시장논리를 깨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지는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뮤지컬 '천국의 눈물'을 제외하면 해외 라이선스 공연에 주로 출연했던 김준수가 이번에 창작뮤지컬에 참여하게 되어 남다른 의미를 두고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수는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에 데뷔해, 당시 3000석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5회 공연이 매진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2월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천국의 눈물'과 6월 성남 아트센터의 '모차르트' 앙코르 공연 역시 그의 출연에 힘입어 전석 매진됐다. 지난해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엘리자벳'에서 김준수가 출연하는 14회 공연은 온라인 예매 출시 30분 만에 모두 매진됐고, 티켓 값 3~4배에 달하는 암표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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