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류현진의 정규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12승 플러스(+)로 전망했다. 그런데 보기 좋게 틀리고 말았다. 창피하지만 기분 좋은 일이다. 플러스(+)를 달아 놓았던 이유는 LA 다저스 팀 공격력과 분위기가 어떤지를 알 수 없어서였다.
LA 다저스의 페넌트레이스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팬들의 지대한 관심은 류현진의 최종 승수이다. 13승을 거둘 때 홈 전력질주와 슬라이딩 충격으로 허리 통증이 생긴 류현진은 한 경기 선발 등판을 거르게 됐지만 2~3번 정도는 더 선발로 나서게 된다. 이 추세라면 15승 고지는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 창간된 ‘테크 앤 비욘드(TECH & BEYOND, www.technbeyond.co.kr)’라는 월간 매거진이 있다. 융 복합 미래 매거진을 추구하고 있는데 9월호에서 영화 ‘설국열차’에서 배우는 ‘기술 인간 미래’를 신기하게 설명해 흥미롭게 읽었다.
‘테크 앤 비욘드’의 노성호 편집장이 ‘융 복합 방식’의 상상력으로 류현진의 승수 계산법을 필자에게 설명했다. 상식에 근거한 야구 지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엉뚱하기도 했지만 그 정도 까지 류현진을 해부한 열정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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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생일을 이용한 융 복합 방식 류현진 승수 계산법을 설명해보겠다. 선발 투수로 실력이 이미 검증된 한국과 일본 출신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첫해 거둘 수 있는 승수이다.
이 계산법은 숫자와 숫자 사이의 차이를 계속 더하는 방식이다. 그럼 먼저 마쓰자카의 경우를 계산해보자.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마쓰자카는 첫해 15승(12패)을 거뒀다.
마쓰자카는 1980년 9월13일에 태어났다. '1980913'의 각 숫자 사이의 차이를 내려 적을 경우, '812182'이라는 수가 나온다. 이때 '0'은 '10'으로 계산한다(옆 숫자가 '5'이하일 경우는 그냥 '0'으로 계산). 각 자릿수를 모두 합치면 22가 된다.
20이 넘을 경우, 신인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사실상 20승을 하기 어렵다는 현실성을 감안해 다시 한 번 법칙을 적용한다. 그럼 '71176'이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도 각 자릿수를 합치면 22가 된다. 이에 다시 한 번 계산하면, '6061'이라는 숫자가 나오며, 각 자릿수를 합치면 13이 된다.
이때 두 번의 단계(22→22, 22→13)를 다시 계산했으므로 최종적으로 2를 더한다. '15'라는 숫자가 나왔다. 마쓰자카의 첫해 승수와 일치한다.
1 9 8 0 9 1 3
8 1 2 1 8 2= 22
7 1 1 7 6= 22
6 0 6 1= 13 + '2' = '15승'
1986년 8월 16일생의 다르빗슈 유는 어떨까. 다르빗슈의 생일 숫자 사이의 차이를 더하면 '812275'로 25가 나온다. 20이 넘었기에 다시 한 번 계산하면 '71052=15'가 된다. 한 단계 더 계산했으므로 15에 1만 더한다. 16승으로 그의 첫해 승수와 일치한다.
이번에는 박찬호이다. 박찬호는 1996년 5승 5패를 한 뒤 실질적인 빅리그 선발로 데뷔한 1997년엔 14승8패의 성적을 거뒀다. 1973년 6월 29일생의 박찬호는 이 법칙을 적용해 계산할 경우, 절묘하게도 '14승'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류현진을 보자. 류현진은 1987년 3월 25일 생이다. 위 법칙을 적용하면 '18'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18승이다. 그런데 시즌 첫해 18승이 다소 과하다 싶어 한 번 더 법칙을 적용하면 15가 나오고 여기에 한 단계 추가를 했기에 ‘+1’을 하니 '16승'이라는 답이 나온다. 15승에서 16승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결론이다.
물론 오차도 있다. 노모 히데오는 데뷔 첫해(1995년 다저스) 13승(6패)을 거뒀으며, 대만 출신의 천웨인(2012년 볼티모어)은 12승을 기록했다. 위 계산법을 적용해보니, 노모는 12, 천웨인은 13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비록 일치하지는 않았어도 그 근처에 승수가 수렴했다.
그럼 KIA 타이거스의 윤석민과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다나카 마사히로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데뷔 첫 해 몇 승을 거둘 수 있을까. 윤석민은 17승 또는 12승, 다나카는 16승 또는 15승을 거둔다는 계산이 나왔다.
엉뚱한 계산법이고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시즌 막판 류현진의 승수가 이 계산 방식으로 나온 결과 언저리를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