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출구' 우려에 이머징 마켓 이미 타격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3.06.1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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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이머징 마켓에서는 연준 출구에 대비한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CNBC가 18일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머징마켓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본유입액은 5년 내 최소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자금 유출이 연준의 유동성 랠리 종료에 다른 우려 때문으로 본다. 아시아 증시에서 현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방향을 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때 고금리를 원하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머징 마켓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함에 따라 가장 위험한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제로(0~0.25%)수준으로 인하하고 채권매입을 해왔다.

지난해부턴 매달 850억달러의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QE)를 실시 중이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미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지속하고 있고 연준 정책 입안가들이 QE의 장기적인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남에 따라 QE3 종료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1, 2차 QE로는 이머징마켓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고, 신흥국 증시 수익률을 월등히 끌어올렸다.

그러나 존 히긴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QE3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연간 11%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올해 들어 9.3% 하락했다. 이른바 '브릭스' 국가에 집중된 지수도 지난 10년간 13%의 수익률을 보여 왔으나 올해는 11.7% 떨어졌다.

펀드매니저들도 이머징 '탈출'에 동참하고 있다. 6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이머징마켓에 대해 2008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의 관심을 드러냈다. 조사에 응한 펀드매니저들 중 중국을 투자비중하회로 둔 순 응답자가 25%였는데 이는 역대 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비중이다.

줄리안 제솝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에 따르면 5월과 6월 첫째 주 이머징마켓으로의 순자금유입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며 연준 자산매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QE 축소가 계속해서 이머징 자산에 압박을 준다 할지라도 최근 하락세가 전면적인 자금대유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연준 출구가 달러 강세와 이머징 통화 약세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메리 캐더린 신클레어 스트레티거스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이 무역적자를 줄이는데는 도움을 주겠지만 인플레이션은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싱클레어는 "이미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은 연준 출구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를 준비했다"며 "연준이 출구전략을 시작하면 여기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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