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보험금 신탁 풀려야 시장 활성화 가능

더벨 강예지 기자 2013.05.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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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상속]④한화生 판매 유일…인지도 높이고, 비과세 혜택 등 뒷받침되어야

더벨|이 기사는 05월14일(11:53)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보험업계에도 유언대용신탁 상품이 등장했다. 향후 분쟁 없이 자산을 안전하게 승계하려는 니즈가 일고, 세제 혜택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지는 등 시장이 커질 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판매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상이 보험 가입자이지만 이들의 보험금을 신탁할 수 없는 점,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인식 부족, 유연하지 못한 판매 과정 등 때문이다.



◇신탁업 승인 5곳 중 한화생명만 유언대용신탁 상품 판매 중

현재 신탁업 승인을 받은 5곳의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흥국·미래에셋생명) 중 한화생명이 유일하게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화생명 (3,020원 ▲10 +0.33%)은 지난해 7월 신탁법 개정이후 보험업계 최초로 유언대용신탁 상품 '3G하나로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삼성생명 (91,700원 ▲2,800 +3.15%)은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노블레스생전증여신탁' 상품으로는 채우지 못했던 자산가의 다양한 자산 승계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탓에 교보·미래에셋·흥국생명은 현재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업계와 금융당국이 공통으로 약관을 만드는 등 업무를 추진했으나 홍보·인식 부족 등으로 실제 수요가 저조했다"면서도 "향후 인식이 변하고 상속·증여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면 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고 유언대용신탁 상품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식 부족…비과세 혜택, 보험금 신탁 불가능해 아쉬워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장점은 유언 집행, 상속절차,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상속인 간의 불화 등 불편한 점 없이 '원하는 대로' 상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탁자 생전시에도 신탁회사가 신탁재산을 관리·운용해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유언대용신탁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생전에 유언을 준비한다는 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보험사에 대한 선입관도 보험사 유언대용신탁 상품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의 개념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홍보로 판매를 유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유언신탁·유언대용신탁을 보험사보단 은행과 연관 짓는 인식이 높아 홍보·마케팅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있지만, 은행 문의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라며 "회사에 문의해오는 고객 대부분도 이러한 상품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은행과 마찬가지로 보험사의 유언대용신탁 상품도 세제 혜택을 담지 않고 있다. 수익자를 장애인으로 지정하는 장애인특별부양신탁은 5억 원의 비과세 혜택을 받지만, 유언대용신탁 상품 가입자는 증여·상속세 면제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미국의 경우, 유사한 상품 가입시 10%의 세제 혜택이 주어져 가입이 활발한 데 비해 그렇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상품 가입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험금이 금전·증권·부동산처럼 신탁으로 상속되지 못하는 점도 보험사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설계사가 보험 가입자를 만나면서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소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자가 신탁 계약을 맺고 사망 시, 보험금을 신탁 재산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하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보험사의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판매를 이끌 가능성이 크다.

◇설계사-본사 직원 판매 구조, 판매권유 인센티브 낮아

두 단계로 나뉜 보험사 특유의 판매 구조는 보험사가 신탁상품을 적극 도입하지 못하는 내부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잠재 고객은 설계사를 통해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처음 접하지만, 본격적으로 상담을 받으려면 본사 직원과 연결된다. 창구 직원이 상담부터 판매까지 진행하는 은행, 증권사와 달리 두 단계로 나눠지는 셈이다.

설계사에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점도 보험사 유언대용신탁 상품 판매가 활발하지 못한 이유로 지적된다. 유언대용신탁 상품 소개시 수수료가 낮아 판매 권유가 쉽게 일어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신탁업을 겸영하는 보험사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관련 교육을 받고, '신탁판매권유대행인'으로 등록된 설계사에 한해 소정의 판매권유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설계사가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소개하려면 펀드투자상담사 등 전문 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 상품의 판매는 직원이 맡는데, 본사 직원은 다른 업무를 겸업하다 보니 유언대용신탁 상품이 적극 판매되기 어렵다"며 "신탁상품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설계사 수수료를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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