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로 끝?…김호중, 증거인멸·공무방해 공모 땐 형량 늘어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4.05.2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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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호중이 지난해 9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서울 국제 드라마어워즈 2023'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가수 김호중이 지난해 9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서울 국제 드라마어워즈 2023'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가 가수 김호중(33)의 음주 뺑소니 사건에 대해 "음주운전 인정보다 이외의 범죄가 더 중요하다"며 다른 혐의를 밝히는 데 수사 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증거인멸 교사와 조직적 차원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를 김호중이 공모했다면 형량이 더 가중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집행 방해를 조직적 차원에서 김호중도 함께한 것이 분명한 것인지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교수는 김호중이 지난 18~19일 양일간 강행한 콘서트를 마치자마자 바로 범죄 혐의를 인정한 배경으로 구속수사를 피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와 여러 음주 정황 등이 계속 드러나는 데도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구속 수사를 앞당기는 길이라는 판단을 한 거 같다"며 "이것이 지금까지 극구 부인했던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기획사가 최대한 금전적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미시적 전략을 꼽았다. 이 교수는 "혐의 인정 시점을 보면 콘서트 이전에도 충분히 가능했다"며 "그런데도 이틀간 공연을 강행한 것을 봐서는 매출액 40억에 있어서는 손해를 안 보려고 한 거 같다"고 했다.

이 외에 김호중과 유흥주점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유명 코미디언과 래퍼 등이 참고인 소환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기획사와 가수가 마음을 합쳐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획사 대표는 김호중의 음주운전만 밝혀지지 않으면 벌금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 거 같다. 그렇게 김호중이 생존하면 기획사는 승승장구할 것이라 생각한 것 같은데 단기적 측면에서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신호 대기로 정차해 있던 택시를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관련해 소속사 측은 "김호중이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와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다"면서도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 사이 김호중 매니저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대를 잡았다며 허위 자수했다.

사고 17시간 만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처음 출석한 김호중은 자신이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고 주장하다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운전 사실을 자백했다. 이 와중에도 음주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경찰에 김호중이 사고를 내기 전 음주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했다. 또 사고 당일 그의 동선에서 음주 정황이 여럿 포착되기도 했다. 이때도 술잔을 입에 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김호중은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주 뺑소니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저의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께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며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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