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수도 타이완에서 성난 군중들이 필리핀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유튜브 동영상 캡처
필리핀을 방문해 자국 어민 피격사건 경위를 조사하려던 대만 조사단 17명은 필리핀 측의 비협조에 18일 빈손으로 귀국, 양국의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날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법무장관은 "필리핀 정부는 독자적인 절차와 사법체제를 갖고 있다"며 자신들이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공동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필리핀이 공동조사를 거부함에 따라 양국의 조사 결과가 상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첸 단장은 예비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살인행위'라는 마잉주 대만총통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양국 간의 갈등을 정부 뿐 아니라 민간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17일 대만 남부지역에서는 필리핀 근로자 1명이 대만 청년 4명에게 쇠파이프로 얼굴 부위를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필리핀 제품 불매운동도 벌어지고 필리핀 여행도 대거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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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경제와 사회 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교류 중단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필리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만 정부는 마 총통이 직접 국민에게 냉정을 호소하고 필리핀인의 신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태 진정에 나섰다. 필리핀 정부도 대만에 있는 자국민에게 공공장소 출입을 피하고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필리핀 대통령궁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만 정부의 요구에 대해 특사를 파견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외교부는 어민 피격 사건을 사과하기 위해 자국을 찾은 대통령 특사인 아마데오 페레스 마닐라경제문화사무소 대표의 접견을 이틀째 거부했다.
앞서 대만 당국은 대만 남단 핑둥현 동남쪽 160해리 해역에서 참다랑어 어선인 광다싱 28호가 필리핀 '함정'으로 추정되는 선박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선원 한 명이 숨졌다며 필리핀에 철저한 경위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