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TX다롄 운명, 결국 중국 손에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3.05.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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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보증 부담 면제 대가로 지분권한 넘겨… STX "선정상화 후정산 원칙 실사"

STX (5,350원 ▲50 +0.94%)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해외 계열사인 STX다롄의 경영권과 대주주로서의 지분 처분권한을 중국 정부에 위임했다. 약 2조원을 투자해 중국에 지은 종합 조선해양기지가 결국 우리 기업의 손을 떠난 셈이다. (본지 4월16일 1면 보도 [단독]STX다롄, 中현지서 1조원 '자본유치' 추진 참고)

중국 측은 유상증자와 감자 등 매각과 경영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최대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중국 현지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STX다롄을 맡아 책임지고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STX는 STX다롄에 대한 주주로서의 권한을 포기하는 대신 국내 계열사들이 STX다롄에 선 지급보증 1조2000억원에 대한 상환부담을 덜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STX그룹은 최근 중국 다롄시 정부에 STX다롄의 매각과 정상화에 관한 권한을 위임했다.



STX다롄의 정상화를 책임질 테니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조정 등 구조조정을 주관할 권한을 달라는 다롄시의 요구를 STX 측이 수용한 것이다. 다롄시로서는 3만명에 달하는 현지 고용창출 효과 등을 감안할 때 STX다롄을 살려야한다.

다롄시는 STX다롄의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필요한 긴급자금을 책임지고 조달키로 했다. 다롄시의 주선으로 현지 금융기관 등이 조만간 최대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롄시는 현지 금융기관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와 지분매각을 주선하고 있다. 유상증자 후 지분구성 등에 대해선 STX 측이 의견을 전달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중국 투자자 측과 STX의 의견이 충돌할 때는 조정 권한을 다롄시가 행사키로 했다. 사실상 다롄시에 STX다롄의 처분을 넘겼다.

국내 STX계열사들이 STX대련을 위해 선 지급보증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STX다롄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돈을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는 국내 계열사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STX다롄과 연결고리를 끊지 않고는 정상적 구조조정이 불가능한 처지다.



STX그룹 구조조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증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STX 주식을 감자하면 사실상 STX는 STX다롄에 대한 투자금의 대다수를 날리는 셈"이라며 "그러나 국내 계열사들로 보증채무 상환부담이 전이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STX측은 이에 대해 "보증채무 이행은 STX다롄이 채무이행을 못했을 때 일어날 때의 문제"라며 "현재까지 STX다롄의 진로와 관련해 최종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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