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해킹? 해외지점 거래 고객도 뒤졌는데…"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3.04.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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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해커 거짓정보에 농락, 국력 낭비 심각"

해커들의 거짓 정보 게재에 은행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외환은행 (0원 %)은 해외 지점 거래 고객의 정보까지 모두 확인했지만 일치하는 고객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해킹으로 빼낸 정보라고 올린 아이디가 외환은행의 내부 규정에도 맞지 않아 초보들의 소행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커단체인 어나니머스(Anonymous)의 일원이라고 주장한 한 해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계정에 '한국외환은행의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한다'는 문구와 함께 링크를 올렸다. 이 링크(http://www.anonpaste.me/anonpaste2/index.php?ed8acc9f445bc524#XSaJARvaYvZ1hd3XGXV9HTyLJYb2pd4sYQp6LhY7Hw4=)에는 1460명 고객의 메일주소와 아이디, 그리고 패스워드가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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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환은행이 국내는 물론 해외 22개국 52개 채널과 거래하는 고객까지 전수 조사한 결과 일치하는 고객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해킹 시도 등의 흔적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은행측은 "전산 시스템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 전산담당 관계자는 "처음에 1460명만 게재됐다고 해서 안심했다"며 "정말 해킹을 했다면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고객의 정보를 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커가 올린 내용에는 가짜를 짐작케 하는 항목들이 눈에 띠었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의 인터넷뱅킹 아이디는 영문 또는 영문과 숫자를 혼합해 최대 10자리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해커가 올린 아이디 중에는 10자리가 넘는 것도 많았다.

이날 경찰청 사이버 범죄 대응센터 직원들도 외환은행 본점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지만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이 관계자는 "해커들의 장난 때문에 오전 내내 업무가 마비됐다"며 "정말 심각한 국력 낭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3일에도 어나니머스 소속으로 추정되는 디지털보이스 언더그라운드(Digital Boys UG)가 하나은행을 해킹했다며 은행 직원들의 정보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조사 결과 해킹된 적이 없으며 올린 내용도 모두 가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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